"산별 노조보다는 기업별 노조가 노조와 회사 발전에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 등 대형 사업장들이 산별노조로 잇따라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달성군에 있는 텅스텐 초경합금 공구 생산업체인 대구텍 노동조합(지회장 김득수)이 조합원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를 탈퇴했다고 25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달성군에 기업별 노조 신고서를 제출했다.

김득수 지회장은 이날 "24일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81.5%의 찬성률로 금속노조 탈퇴를 결의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예정인 김 지회장은 "앞으로 어떤 노조가 들어서더라도 노사 간 상생의 관계가 형성됐으면 한다"며 그동안 산별노조가 노사에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 지회장은 "근로조건이 다른 개별 회사를 묶어 일괄교섭하는 산별노조의 협상에 한계가 나타난 데다 산별노조가 비정규직 문제 등에 집착하면서 쟁의 기간이 늘어나자 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했다"고 그간의 경위를 밝혔다.

실제 대구텍은 지난해 12월부터 임금협상을 하면서 거의 5개월간 파업을 했다.

대구텍 사상 가장 길었던 노사분규 기록이다.

노조는 파업의 대가로 임금인상률 6.5%,성과급 300여만원을 얻었다.

하지만 '무노동-무임금'으로 금전적으로 손해를 봤으며 파업을 하면서 회사 업무를 방해한 노조 대표 2명이 해고되는 등 노조는 별다른 소득 없이 상처만 입었다.

이와 관련,김 지회장은 "파업이 길어질수록 소모적인 분규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산별노조 탈퇴 투표에 앞서 대구텍 노사는 최근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에 나선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재원 대구텍 인사부장은 "강성 노조였던 대구텍 노조의 산별노조 탈퇴는 지역노동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5월 대구텍을 소유하고 있는 IMC의 지분 80%를 40억달러에 인수해 대구텍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