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26일 밤 마라톤 협상 끝에 올해 임단협을 타결지음에 따라 기아차와 쌍용차 등 나머지 업체들의 올해 임단협도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울산공장장인 윤여철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노사교섭대표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18차 본교섭을 갖고 임금 7만665원(기본급 대비 5.1%) 인상, 호봉제 도입분 7천335원 지급 등 총 7만8천원을 인상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또 성과급 100% 체결즉시 지급, 올해 사업계획 100% 초과시 생산목표 달성 성과금 150% 지급, 하반기 생산목표달성 격려금 50% 추석때 지급, 품질 및 생산향상 격려금 100만원 임금체결 즉시 지급, 품질 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11월 지급 등에도 합의했다.

국내 최대의 단일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사측과 이같은 인상안에 합의함에 따라 기아차를 비롯한 여타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의 임단협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지난주 GM대우에 이어 이날 현대차의 임단협이 타결된 만큼 여타 업체의 노조도 속속 합의의 대열에 동참하면서 올해 자동차 업계의 임단협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GM대우는 지난 21일 열린 제 20차 교섭에서 기본급 5만6천원(기본급 대비 3.98%) 인상, 타결 일시금 200만원, 사업목표 달성 일시금 100만원, 혹서기 휴식시간 5분 연장, 학자금 지원 확대 등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그동안 진행해온 부분 파업을 중단하고 정상 조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주중 노조의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를 통해 승인받을 예정이다.

GM대우는 지난 18일부터 부평과 창원, 군산공장에서 부분 파업을 벌여왔다.

그동안 부분 파업을 벌였던 기아차 노조는 25-26일 정상 조업을 진행하면서 사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다시 27일부터 주.야간조 2시간씩, 28일에는 각 4시간씩 파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점차 높이면서 사측을 압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임단협이 타결된 만큼 기아차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에서 노사간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기아차의 실적이 현대차의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사측이 제시하는 인상안의 내용이 현대차의 수준에 크게 못미치면서 난항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또 쌍용차의 경우 노사간 임단협은 시작도 못한 채 인원 구조조정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양측의 마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수익성 개선 등을 위해 최근 희망퇴직을 접수한 데 이어 986명의 유휴인력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미 노조 측에 전달한 상태다.

사측은 이 문제를 우선 논의한 뒤 임단협을 진행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노조 측은 구조조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안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김범현 기자 hoonkim@yna.co.kr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