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이 과열을 막기 위해 강력한 긴축조치를 취하기로 해 한국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건설투자 위축 등으로 꺾이고 있는 경기가 수출마저 부진하면 차갑게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6일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지난 6월 이후 미국 12개 지역의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6개 지역에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경기 냉각이 가속화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소매판매가 부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 중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면 내수시장도 얼어붙어 한국 물건을 사주는 수입도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5월 중 미국 수입증가율은 1.8%로 수출증가율(2.4%)을 밑돌았다.

지난 1분기 5.6%를 기록했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분기엔 3.0% 안팎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원화 강세로 대미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으로선 수출여건이 그만큼 악화하는 셈이다.

경기 활황을 보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수출도 만만치 않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6일 국무원이 개최한 전국화상회의에서 "경기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가파른 성장세를 둔화시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에 이어 원 총리가 전례없이 강력하게 긴축방침을 선언함에 따라 조만간 추가 금리 인상과 위안화 가치의 빠른 상승 용인 등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2분기 성장률이 11.3%에 달할 정도로 과열된 중국 경기가 수그러들면 국내 수출여건도 그만큼 나빠질 수 있다.

이미 6월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10.6%와 3.5%로 둔화해 건설업 부진 등으로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8%로 떨어졌던 국내 경기가 해외시장에서 부는 찬바람에 휘청거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하영춘·베이징=오광진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