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도소 안에 있는 450여평 크기의 ㈜진평 공장. 70여명의 모범 재소자들이 자동차용 에어백 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교도소 구외(構外) 공장'이다.

공장 위치가 교도소 교정시설 부지 안이기는 하지만 재소자들이 머물러 있는 주벽 바깥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구외 공장은 재소자들의 사회 복귀 준비를 돕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타개하자는 목적으로 1992년 처음 대전교도소에 설립됐다.

교도소측이 유휴 부지에 공장 건물을 짓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민간 업체가 생산시설을 갖춘다.

재소자들은 출퇴근하며 일한다.

현재 전국 35개 구외 공장에서 1300여명의 재소자가 일하고 있다.

입주 업체는 재소자 1인당 1만6000원을 지불하고 교도소는 이 중 70%인 1만1000원을 재소자에게 지급한다.

나머지 30%는 직업훈련과 공장 운영 경비 등으로 쓰인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진평은 2004년 6월 전주교도소 구외 공장에 입주했다.

재소자들이 일하는 공장에서 제대로 된 품질의 제품이 나올까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공장은 다르다.

운영 초기에는 불량품이 10% 이상 쏟아졌지만 '불량률 제로'를 목표로 한 관리직과 재소자들의 품질 향상 노력으로 작년 4월 이후 1년여 동안 불량품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 공장은 지난 2월 구외 공장으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청과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싱글PPM 품질인증서'를 획득했다.

이 인증서는 최근 6개월 동안 생산 제품의 불량률이 100만개 중 10개 미만인 기업에 주어진다.

공장 설립 초기부터 이곳에서 일했다는 재소자 김모씨(43)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시중 제품보다 훨씬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열심히 기술을 익히며 땀흘린 결과"라며 "이곳에서 배운 기술로 새로운 삶을 시작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품질 혁신을 추진하는 구외 공장은 진평 공장뿐이 아니다.

현재 안양교도소 보영(자동차 에어필터) 공장,순천교도소 신성(안전용 특수장갑) 공장,여주교도소 JMP(자동차핸들 부품) 공장 등도 싱글PPM 품질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 같은 품질 혁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27일 중소기업청 대한상의와 '싱글PPM 품질혁신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법무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구외 공장에 싱글PPM 품질 인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재소자들이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도 기술지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다.

신경우 법무부 작업협력과 사무관은 "품질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재소자들의 기술 습득 수준을 높이고 보다 많은 재소자들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