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역사도 역사다.'

2004년 창립 80주년을 맞았던 국내 대표 장수기업 삼양사가 27일 80주년 사사(社史)를 발간했다.

보수적 기업에서 젊은 기업으로 변신 중인 최근의 변화상과 새로운 기업통합이미지(CI)를 사사에 포함시키느라 발간이 예정보다 2년 늦었다.

1책2권으로 구성된 사사에는 각 시대별 산업 변천사와 함께 국내 최초 해외진출,최초의 민간 장학재단 설립 등 삼양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사사는 특히 80년 역사 속의 실폐 사례와 위기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서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당공장을 설립할 당시 경쟁사인 제일제당(현 CJ)에 앞서 외화사용 신청서를 냈지만 창업주(수당 김연수)의 형인 인촌 김성수 당시 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2년이나 늦게 허가를 받은 사연과,1997년 외환위기 당시 신용장 개설조차 어려워 식품사업이 최대의 위기를 겪었던 내용,1990년대 무선 케이블TV방송국 사업으로 통신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외환위기를 맞아 결국 사업을 철수했던 내용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