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를 강타했던 장마전선이 28일 경기 남부와 충청지역에 최고 400mm에 가까운 비를 뿌리면서 안성과 평택 지역을 지나는 안성천 통복천 조령천 등 경기남부 주요 제방들이 잇따라 붕괴되고 평택 주민 27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부고속도로도 천안시 입장면 입장휴게소 인근(부산기점 354.5km) 100여m 구간이 물에 잠겨 이날 오후 4시간가량 상행선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기상청은 29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15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안성 지역은 28일 오후 4시께 보개면 동신리에 있는 안성천 제방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동문마을과 수용촌 대부분이 침수됐으며 이 지역 주민 200여명은 안성여중으로 급히 대피했다. 안성천 상류 지천인 조령천은 둑 200여m가 유실돼 안성 가현동 일대 130여가구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안성 현수동 월동천 둑 50여m도 유실돼 농경지가 침수됐다.

평택시 통복동에서는 안성천 지류인 통복천 제방 일부가 유실돼 이 일대 30여가구가 물에 잠겼다.

평택에서는 또 안성천 군문교 수위가 홍수경보 단계인 7m를 넘어서면서 긴급 주민대피령이 떨어졌다. 평택 원평동 및 고덕면 141가구 2700여명이 고덕,중앙,종덕,평일 등 인근 초등학교 4곳으로 분산 대피했다. 충북 진천군은 광혜원리 바듬마을 인근 칠장천과 진천읍내를 가로지르는 백곡천이 범람 위기에 몰리면서 이 일대 주민 1100여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안성시 보개면에서는 논 물을 확인하던 도모씨(60)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이날 3명이 사망·실종됐다고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는 밝혔다.

침수 및 토사유출에 따른 도로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이날 낮 12시께 안성시 일죽 부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통영기점 303.5km)에 토사가 흘러 내려 2개 차로 중 1개 차로 교통이 통제됐다. 충주시 소태면 양촌리 월촌마을 도로 30m가 유실돼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서울에서는 오후 4시38분께 수도권 전철 오류동역 내 선로가 침수돼 전동차 운행이 20여분간 지연됐다.

이번 비는 29일 오전까지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 50∼100mm(최고 150mm),전북 경북에서 20∼60mm(최고 100mm)가량 더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