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다양한 명목의 휴가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휴테크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휴가 때 충분히 쉬어야 일할 때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대차는 임직원들의 휴가비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전국 주요 콘도미니엄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뿐 아니라 '임직원 자녀 영어캠프' 등 가족까지 챙기는 등 세심한 배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여름휴가에 '가족사랑 휴가'까지

현대차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주일 정도 여름휴가를 줄 뿐 아니라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가족사랑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여름휴가만 있는 일반 기업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다.

가족사랑 휴가일은 대개 한 번에 4~5일 정도지만 각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휴가일을 늘려주기도 한다.

현대차는 또 각종 기념일에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임직원 본인 또는 배우자나 자녀의 생일에 맞춰 하루 동안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0년 근속자에게는 재충전 기회를 주기 위해 '장기근속 격려금'과 함께 휴가를 주고 있다.

25년 이상 근속자에게는 부부동반 해외 여행의 특전도 주고 있다.

올해도 90쌍이 8~11월 중 태국 필리핀 중국 등지로 떠날 계획이다.

○다양한 휴가 지원책

현대차 휴테크의 '백미'는 휴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갑은 가볍게,즐거움은 크게'한다는 게 현대차의 목표다.

현대차가 전국 각지 호텔 콘도 등 사계절 휴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또 전국 공장과 연구소가 휴무에 들어가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현대차와 협력업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국 7개 해수욕장에 하계 휴양소도 세운다.

이곳에 들르면 각종 편의물품을 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가족들이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곳을 다녀오면 현대차 임직원들의 가족애가 한층 돈독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현대차는 노사 합의를 통해 여름휴가에 맞춰 휴가비 성격의 돈을 지급한다.

○직원 가족까지 챙긴다

현대차 휴테크 경영의 특징은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챙긴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방학마다 열리는 임직원 자녀 대상 영어캠프다.

현대차는 올해도 7월24일부터 8월19일까지 600명의 임직원 자녀에게 배움의 기회를 줄 계획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1~2학년이 대상이다.

높은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도 높은 덕분에 경쟁률도 높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가족까지 배려하면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한층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회사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의 기를 살려줌으로써 가정 내 행복도 한층 커지곤 한다"고 말했다.

○봉사활동도 활발

일부 현대차 사내 동호회 회원들은 휴가기간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내 동호회는 모두 400여개.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인 약 2만5000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별로 여름휴가 때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일부는 봉사기간으로 삼는다.

특전사 출신 울산공장 직원들로 이뤄진 '특전재난구조대'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휴가기간에 울산지역 장애아동 및 소년소녀가장 등 220여명을 초청해 3박4일 동안 인근 해수욕장에서 해변 체험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이 휴가기간에 신나게 놀고 나면 오히려 휴가 이후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곤 한다"며 "휴테크 경영을 활성하기 위해 앞으로 휴가 및 복지 제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