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공포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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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나 파리 등지에서는 '아웃사이더'라 불리는 고스(Goth)족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고딕문화에 매료돼 있는 젊은이들로,기성문화에 반항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검은색의 긴 망토를 입고,얼굴을 하얗게 칠하고,해골과 십자가,그리고 뾰족한 첨탑(尖塔) 등이 연상되는 액세서리들로 치장을 한다.
언뜻 보면 악마주의를 추종하는 신도들처럼 보인다.
고스족이 즐겨 찾는 해골이 세계의 유행을 바꿔가고 있다고 한다.
죽음과 공포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해골이 티셔츠 수영복 등 의류는 물론이고 신발 넥타이 벨트 우산 시계까지 모든 생활용품으로 확산되면서 멋쟁이들의 패션으로 부활한 것이다.
프랑스의 한 유명 디자이너는 실제 해골을 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이 같은 '해골패션'을 두고 말들이 많다.
뉴욕타임스는 '사자(死者)의 전성시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해골이 어두운 이미지를 떨치고 재기 넘치는 현대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했다"고 지적했다.
죽음에 대한 관용이라든지,짧은 생에 대한 반성이라든지,독특한 개성이라는 논평들도 그럴 듯하다.
그렇지만 가장 강렬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해골만한 게 더 있을까도 싶다.
해골의 이미지는 생사(生死)를 좌우하는 공포를 주는 것이기에 약탈을 일삼는 해적들이 이를 깃발에 사용했고,황산이나 청산가리와 같은 유독물질도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해골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잘못 취급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이제 해골은 음악 문학 등으로 장르를 넓혀가면서 소위 '해골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두려운 아웃사이더에서 가까운 이웃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몇몇 회사에서는 해골 이미지를 본뜬 로고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들린다.
공포영화에서나 접했던 해골이 상업화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 어떤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지 궁금해진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고딕문화에 매료돼 있는 젊은이들로,기성문화에 반항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검은색의 긴 망토를 입고,얼굴을 하얗게 칠하고,해골과 십자가,그리고 뾰족한 첨탑(尖塔) 등이 연상되는 액세서리들로 치장을 한다.
언뜻 보면 악마주의를 추종하는 신도들처럼 보인다.
고스족이 즐겨 찾는 해골이 세계의 유행을 바꿔가고 있다고 한다.
죽음과 공포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해골이 티셔츠 수영복 등 의류는 물론이고 신발 넥타이 벨트 우산 시계까지 모든 생활용품으로 확산되면서 멋쟁이들의 패션으로 부활한 것이다.
프랑스의 한 유명 디자이너는 실제 해골을 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이 같은 '해골패션'을 두고 말들이 많다.
뉴욕타임스는 '사자(死者)의 전성시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해골이 어두운 이미지를 떨치고 재기 넘치는 현대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했다"고 지적했다.
죽음에 대한 관용이라든지,짧은 생에 대한 반성이라든지,독특한 개성이라는 논평들도 그럴 듯하다.
그렇지만 가장 강렬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해골만한 게 더 있을까도 싶다.
해골의 이미지는 생사(生死)를 좌우하는 공포를 주는 것이기에 약탈을 일삼는 해적들이 이를 깃발에 사용했고,황산이나 청산가리와 같은 유독물질도 그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해골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잘못 취급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이제 해골은 음악 문학 등으로 장르를 넓혀가면서 소위 '해골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두려운 아웃사이더에서 가까운 이웃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몇몇 회사에서는 해골 이미지를 본뜬 로고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들린다.
공포영화에서나 접했던 해골이 상업화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 어떤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지 궁금해진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