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디지털 바캉스! …내비게이션으로 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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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결혼 '3년차'인 A실업 장 과장은 절친한 후배인 허 대리 부부와 함께 동해안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평소 '길치'로 유명한 장씨는 큰 맘 먹고 자신의 차에 장착할 내비게이션 단말기까지 구입했다.
동영상 플레이어는 물론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까지 시청할 수 있는 최신형 제품이라고 했다.
차가 막힐까바 조금 걱정이 돼긴 했지만 재기발랄한 허 대리가 '차 안의 오락은 책임진다'고 큰소리쳤으니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드디어 출발일 저녁.아내는 조수석에,허 대리 부부는 뒷좌석에 태운 장 과장은 목적지를 강릉시 근처의 K펜션으로 설정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무료도로 우선 옵션'으로 경로를 탐색해 요금이 부과되는 도로를 피하기로 했다.
길안내는 휴가길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특별히 '연예인 음성안내'를 사용했다.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인 '현대생활백수'의 개그맨 고혜성·강일구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운전에 주의해주면 안 되겠니? 터널 진입이야.라이트는 켜줘야 되지 않겠니?'
코믹한 안내 멘트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꽤 편리하고 유용한 걸~'.내비게이션 단말기에 나름대로 거금을 투자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장과장 일행은 서울을 벗어나기 전에 지상파 DMB를 시청해보기로 했다.
7인치 대형 스크린이 달린 지상파 DMB 일체형 내비게이션은 내비게이션과 지상파 DMB가 한 화면에서 동시에 구현되는 '오버레이'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 기능을 활용해 장 과장 일행은 KBS 뉴스를 틀었다.
마침 지난 4월 동원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25명의 선원을 풀어줬다는 소식이 나왔다.
왠지 휴가를 떠나는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시간쯤 달렸을까.
배가 고파졌다.
'재수씨 뭘 드실래요?' 차창 밖을 내다보며 허 대리 부인인 설씨에게 묻는 장 과장.그런데 설씨가 대답 대신 갑자기 가방에서 노트북PC를 꺼낸다.
'컴퓨터를 보면 허기가 채워져요?' 장 과장이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허 대리가 옆에서 거든다.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거예요.
이게 산골에서도 휴대폰만 터지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신통한 물건이거든요.
집사람 보물이라니까요." 설씨는 직업이 통신회사에 다녀서 그런지 카메라나 노트북 휴대폰 등 첨단 디지털 기기에 해박하다.
그녀가 꺼내든 PC는 3세대 이동통신인 EV-DO 수신기와 안테나를 내장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첨단 노트북이었다.
설씨가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은 맛집은 소문난 '보쌈집'.맛나게 저녁을 먹은 뒤 다시 차를 타니 이제는 슬슬 정체 현상이 나타난다.
내비게이션에서 MP3플레이어를 가동시키자 신나는 음악이 나왔다.
장 과장 부인인 김씨가 특별히 엄선한 '댄스음악 모음'이 놀랄만큼 경쾌하고 크게 울려퍼졌다.
과장의 내비게이션은 주파수만 맞춰주면 MP3 음악파일을 차 안의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FM 트랜스미터'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다음날 장 과장은 내비게이션으로 종이 여행지도를 볼 수 있는 '투어맵'을 선택했다.
생생한 그림 지도와 함께 주요 관광코스,입장료,이용가능 시간,여행지 역사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 부부는 하루는 펜션 인근의 국립공원에서 산림욕을 하고,다음날엔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즐겼다.
자칭 '블로그족'인 신세대 주부인 김씨는 설씨의 '막강 노트북'을 빌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느라 바빴다.
또 듣고 싶은 음악은 수시로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디카로 전송했다.
김씨의 디카는 MP3플레이어 기능을 지원해 돌아다니면서도 언제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동영상 촬영이 취미인 허 대리는 DVD 캠코더를 한시도 내려놓지 않았다.
3박4일의 일정이 끝나기 전날 밤.허 대리는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새로 구매한 '원터치 버너'라는 기기를 이용해 CD로 제작했다.
숲속을 정답게 산책하는 광경과 모래성을 쌓는 장면,게불과 성게를 맛있게 먹는 찰나의 모습까지…. 그는 이처럼 즐거움이 넘쳐나는 영상을 가득 담은 CD를 장 과장 부부에게 선물했다.
CD를 노트북에 넣고 다같이 동영상을 보노라니 한여름 밤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평소 '길치'로 유명한 장씨는 큰 맘 먹고 자신의 차에 장착할 내비게이션 단말기까지 구입했다.
동영상 플레이어는 물론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까지 시청할 수 있는 최신형 제품이라고 했다.
차가 막힐까바 조금 걱정이 돼긴 했지만 재기발랄한 허 대리가 '차 안의 오락은 책임진다'고 큰소리쳤으니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드디어 출발일 저녁.아내는 조수석에,허 대리 부부는 뒷좌석에 태운 장 과장은 목적지를 강릉시 근처의 K펜션으로 설정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무료도로 우선 옵션'으로 경로를 탐색해 요금이 부과되는 도로를 피하기로 했다.
길안내는 휴가길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특별히 '연예인 음성안내'를 사용했다.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인 '현대생활백수'의 개그맨 고혜성·강일구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운전에 주의해주면 안 되겠니? 터널 진입이야.라이트는 켜줘야 되지 않겠니?'
코믹한 안내 멘트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꽤 편리하고 유용한 걸~'.내비게이션 단말기에 나름대로 거금을 투자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장과장 일행은 서울을 벗어나기 전에 지상파 DMB를 시청해보기로 했다.
7인치 대형 스크린이 달린 지상파 DMB 일체형 내비게이션은 내비게이션과 지상파 DMB가 한 화면에서 동시에 구현되는 '오버레이'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 기능을 활용해 장 과장 일행은 KBS 뉴스를 틀었다.
마침 지난 4월 동원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25명의 선원을 풀어줬다는 소식이 나왔다.
왠지 휴가를 떠나는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시간쯤 달렸을까.
배가 고파졌다.
'재수씨 뭘 드실래요?' 차창 밖을 내다보며 허 대리 부인인 설씨에게 묻는 장 과장.그런데 설씨가 대답 대신 갑자기 가방에서 노트북PC를 꺼낸다.
'컴퓨터를 보면 허기가 채워져요?' 장 과장이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허 대리가 옆에서 거든다.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거예요.
이게 산골에서도 휴대폰만 터지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신통한 물건이거든요.
집사람 보물이라니까요." 설씨는 직업이 통신회사에 다녀서 그런지 카메라나 노트북 휴대폰 등 첨단 디지털 기기에 해박하다.
그녀가 꺼내든 PC는 3세대 이동통신인 EV-DO 수신기와 안테나를 내장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첨단 노트북이었다.
설씨가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은 맛집은 소문난 '보쌈집'.맛나게 저녁을 먹은 뒤 다시 차를 타니 이제는 슬슬 정체 현상이 나타난다.
내비게이션에서 MP3플레이어를 가동시키자 신나는 음악이 나왔다.
장 과장 부인인 김씨가 특별히 엄선한 '댄스음악 모음'이 놀랄만큼 경쾌하고 크게 울려퍼졌다.
과장의 내비게이션은 주파수만 맞춰주면 MP3 음악파일을 차 안의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FM 트랜스미터'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다음날 장 과장은 내비게이션으로 종이 여행지도를 볼 수 있는 '투어맵'을 선택했다.
생생한 그림 지도와 함께 주요 관광코스,입장료,이용가능 시간,여행지 역사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 부부는 하루는 펜션 인근의 국립공원에서 산림욕을 하고,다음날엔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즐겼다.
자칭 '블로그족'인 신세대 주부인 김씨는 설씨의 '막강 노트북'을 빌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느라 바빴다.
또 듣고 싶은 음악은 수시로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디카로 전송했다.
김씨의 디카는 MP3플레이어 기능을 지원해 돌아다니면서도 언제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동영상 촬영이 취미인 허 대리는 DVD 캠코더를 한시도 내려놓지 않았다.
3박4일의 일정이 끝나기 전날 밤.허 대리는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새로 구매한 '원터치 버너'라는 기기를 이용해 CD로 제작했다.
숲속을 정답게 산책하는 광경과 모래성을 쌓는 장면,게불과 성게를 맛있게 먹는 찰나의 모습까지…. 그는 이처럼 즐거움이 넘쳐나는 영상을 가득 담은 CD를 장 과장 부부에게 선물했다.
CD를 노트북에 넣고 다같이 동영상을 보노라니 한여름 밤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