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8CC 클럽챔피언에 오른 홍근표 삼협섬유 사장(55)은 골프에 천부적인 감각을 타고 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는 1988년 3개월 레슨받은 뒤 '머리를 얹으러'가서 바로 94타를 쳤다.

그날 로얄(현 레이크우드)CC에서 18홀 라운드를 마친 뒤 9홀 라운드를 추가했는데 그 9홀에서는 41타를 기록했다.

동반자들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홍 사장은 그 뒤 1주일에 1∼2차례 라운드를 하면서 90타대 스코어를 넘지 않았다.

"바로 80타대로 진입해서 5∼6개월 정도 후부터는 80∼81타를 쳤지요.

그리고 입문 7개월 만에 79타를 기록했습니다."

홍 사장은 이 같은 자신의 골프이력을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오해를 할까봐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무슨 운동이든 하나에 빠지면 그것만 계속 합니다.

고교시절엔 축구선수를 했고 테니스도 18년간 즐겼습니다."

홍 사장은 입문 당시 출근 전 새벽과 퇴근 후 저녁 등 하루 두차례씩 연습장을 찾아 모두 3시간 동안 연습에 몰두했다.

지금도 필드에 나가지 않는 날은 어김없이 연습장을 찾는다.

단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이 실력 유지의 비법인 셈이다.

그가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어드레스와 헤드업 방지'다.

"어드레스에서는 샷의 방향을 결정짓는 '얼라인먼트'를 철저히 하고 '헤드업'을 하지 말자고 되뇌입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기계적으로 스윙합니다."

그는 방향 설정을 잘 하기 위한 요령으로 반드시 볼의 1m 앞에 중간 목표물을 둔다고 말했다.

페어웨이에서 중간목표물을 잡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먼저 클럽헤드로 방향을 잡은 뒤 어드레스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초보자들의 경우 프로에게서 배운 그립과 어드레스를 자기 식으로 바꿔서는 안됩니다.

자신이 편한대로 그립과 어드레스를 변형하면 나중에 골프가 늘지 않습니다.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또 80∼90타대 실력에서 '싱글'로 진입하려는 골퍼들은 이미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실천이 문제일 뿐이라고 홍 사장은 강조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