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법 부장판사 뇌물수수 의혹 등 잇따른 법조비리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재판 당사자가 재판 도중 법정에 인분을 던지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후 2시께 춘천지법 2호 법정 내에서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 A씨(65)와 B씨(66·여) 부부는 계란과 인분이 든 비닐봉투를 재판부를 향해 던졌다.

이들은 이날 판결로 보증금 1000만원을 한 푼도 못받게 되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A씨 등은 사건 당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재판을 담당했던 이 모 부장판사는 "너무 황당했으며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공짜아파트 사용 및 접대골프 의혹 등으로 판사 3명이 옷을 벗은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는 최근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법정에 출석,"로스쿨이 도입됐더라면 판결내용이 달라졌을 텐데…"라며 재판부를 향해 횡설수설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재판부를 향해 막말을 하거나 위협을 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의 한 민사재판 법정에서는 원·피고 간 재판 일정 조정이 쉽지않아 판사가 9월로 연기하겠다고 얘기하자 방청석에 있던 소송 당사자 가족이 "재판부가 제멋대로 한다"며 "인터넷에 올려버릴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련의 소동을 놓고 재판 담당자들은 일단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일탈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그렇지만 법원에 대한 불만표시 빈도가 잦아지면서 과격 양상을 띠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법원 주변에서는 "법조인의 자정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재판부와 법을 경시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