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 31일 재계에 투자와 고용을 늘리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순환출자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출총제를 폐지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1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현대경영학당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제주 아고라 세미나'에서 "현 상황에서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의 왜곡을 초래하는 출자구조에 대한 개선 시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비록 투자와 고용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대안 마련 없는 출총제 폐지 가능성을 시사한 여당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이동규 공정위 경쟁정책본부장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출총제 폐지 문제와 관련해)아직 여당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의견이 없다"며 "출총제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 운영과 별도로 여당과 논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