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모처럼 1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며 15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그러나 1300선은 역시 만만히 않은 매물벽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의 체력 회복이 선결과제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1일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美 금리인상 종결 기대와 해외 뮤츄얼펀드 자금이탈 정체에 힘입어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한국주식 보유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선호도가 여타 신흥국가로 이전되고 있으며 <>국내 자본의 약진으로 주식에 대한 직간접 투자가 늘고 있어 당장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기업은 M&A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해, 가계는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 같은 간접투자를 통해, 연기금 등 금융기관은 저금리 시대의 장기 자금운용을 위해, 외국인의 지분을 구조적으로 넘겨 받을 것으로 판단.

황 연구원은 "지난달 들어 1300선 돌파를 세 번이나 타진할 만큼 일부 물량 소화 과정이 진행됐다" 면서 "美 증시의 안도 랠리가 강도 높게 연장될 경우, 국내 증시의 1300선 돌파도 두드리면 열릴 수 있는 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외부의 호재만으로 1300선 이상에서 강도 높은 반등세를 이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펀더멘털 또는 수급이라는 내부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근래 발표된 국내 거시지표들이 매력적이지 못한 반면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주식형 펀드를 통한 자급유입이 원활한 상황에서 외국인들도 그 동안의 매도 공세에서 벗어나고 있어 한층 탄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외국인들의 매수 연속성을 아직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만에서 4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업종 경기의 회복과 관련, 최대의 관심을 받고 있는 IT대형주에 대해 집중적인 매수세를 펼쳤다는 점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안정진 연구원은 국내외 월말 경제지표 결과들이 경기둔화를 나타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펀더멘털 요인의 뚜렷한 개선 보다는 내성강화에 힘입은 지수 반등세가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할 때 탄력적인 지수 반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으나 점진적인 심리 개선과 수급 강화를 통해 저점을 높여가는 완만한 반등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장원준 기자 ch100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