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지난달 하순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의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신용등급 BBB0)은 4일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이고,금리는 연 5.75%로 결정됐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BBB-)은 지난달 26일 연 6.10%의 금리로 10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으며,다음날인 27일엔 금호석유화학(BBB0)이 연 5.70%의 금리로 1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달 하순 이후에만 그룹 전체적으로 총 4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말 현재 금호그룹 전체 회사채 발행 잔액(1조5186억원)의 3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이번에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유가증권신고서 등을 통해 회사채 발행 목적을 '운영자금 마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대우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총 6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지분(72.1%) 인수자금 중 1조5000억~2조원가량은 금호그룹이 직접 조달하고,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 등에게 의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애널리스트(신용분석가)는 "금호산업이 지난 5월 말 현재 보유 중인 9200억원의 현금과 이번 3개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대금 등을 감안하면 금호그룹은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달 중으로 금호 계열사들이 추가로 순수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호석유화학 등이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태핑(사전 시장조사)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