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로 우유와 분유 등 주력 제품의 판매가 줄어 고민하고 있는 유업체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잇달아 '외도'에 나서고 있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국내 대표적인 유업체들은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손잡고 커피음료 시장에 뛰어들거나,글루코사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업체들이 이처럼 신규 사업에 골몰하고 있는 것은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2003년 이래 우유와 분유 판매량이 매년 5% 안팎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우유 업체인 서울우유는 최근 스타벅스와 계약을 맺고,스타벅스 브랜드를 단 커피 음료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우유 발효유 치즈 등 유제품과 오렌지주스 등을 생산해 온 이 회사가 커피 음료 시장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원액과 제조 방법 등을 넘겨받아 경남 거창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까지 맡게 된다.

제품 형태는 매일유업의 '카페라떼'와 비슷한 유형의 컵커피로,스타벅스 브랜드의 캔커피와 병커피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동서식품과 공동 마케팅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거창 공장에 컵커피 생산을 위한 설비작업을 진행 중이며,내년 초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우유시장이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며 "컵커피의 경우 우유가 일부 함유돼 우유 소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분유 업체인 남양유업은 분유가 아닌 '17차'라는 차음료를 올해의 주력 제품으로 삼아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탤런트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이 제품에만 올 한 해 100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을 방침이다.

그 덕에 올 상반기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7∼9월 성수기에 순항이 계속될 경우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가장 성공한 음료 제품 중 하나로 '17차'를 꼽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7차의 성공을 바탕으로 음료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최근 영업 및 유통 조직을 재정비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보틀링 해태음료에 이은 음료 빅4 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을 미래 성장 아이템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부터 '뉴플랜'이란 브랜드로 비타민제 철분제 칼슘제와 관절염 개선 효능이 있는 글루코사민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초기이므로 올해 우선 1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아 놨다"며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광고 및 영업도 공격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체들이 그동안 판매량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고가 제품 판매에 주력했지만,이것만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고객층을 보다 다양하게 넓힐 수 있는 사업 아이템에 지속적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