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 친화 경영'이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출산·육아 지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소 여유있는 기업들의 '선심성' 복지정책 정도로 간주됐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출산·육아 친화 경영은 이제 기업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출산·육아 지원은 안 써도 되는 '비용'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할 '투자'"(김인 삼성SDS 사장)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출산·육아 친화 경영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10년 전만 해도 직장인들의 꿈은 '성공'이었다. 가족은 뒷전이었고 앞만 보고 달리는 회사원들이 각광받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이제 직장인들의 최대 가치는 '행복'이다. 행복한 가정 생활을 보장해주지 않는 직장은 이제 마지못해 머무는 기피처일 뿐이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노동 인력이 줄면서 여성 인력의 활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0년엔 152만명의 산업 인력이 모자랄 것이란 전망도 나와있다.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유능한 여성 인력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유계숙 경희대 교수)이라는 얘기는 괜한 것이 아니다.

기업들도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출산·육아 친화 경영에 나서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유한킴벌리는 출산·양육 지원 프로그램 시행 후 이직률을 0.2%로 떨어뜨렸다. '돈 걱정 말고 출산하라'는 동문건설은 작년 7월 출산장려금제를 도입한 후 이직률 '제로'를 달성했다.

선진국 기업들은 이미 출산·육아 친화 경영을 경쟁력 제고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미국 IBM은 탁아서비스 프로그램 도입으로 연간 600만달러의 생산성 증대 효과를 봤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독일에는 출산·육아 친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생산성이 30%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헤르티에 연구소)가 나와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