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및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체인 파인디지털이 적대적 인수합병(M&A) 공세에 시달리게 됐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노래방반주기 업체인 금영은 최근 장외에서 파인디지털 주식 42만3000주를 취득한데 이어 파인디지털의 전 임원인 강태구 이욱현씨로부터 42만2019주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영의 파인디지털 지분은 22.19%로 늘어났다.

의결권 위임분까지 포함하면 26.70%로 현 최대주주인 김용훈 대표 등 8인(지분 37.96%)에 이어 2대주주다.

금영은 지분변동 보고서에서 지분취득 목적을 '경영 참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사 선임이나 합병 등 경영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금영 관계자는 "그동안 파인디지털에 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현 경영진이 주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배당금도 적게 지급해 투자수익을 내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를 경영진에 제기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현 경영진의 보유 지분이 너무 많아 적대적 M&A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인디지털측은 금영이 적대적 M&A를 위해 지분매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임 임원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추가로 매집한 데다 의결권 위임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금영이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집한 것은 적대적 M&A를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금영은 영상가요 반주기 시장점유율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490억원,영업이익 48억원,경상이익 52억원을 기록했다.

파인디지털은 이날 6.90% 상승한 7750원으로 마감하며 5일째 올랐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