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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데스크] 자주국방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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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1

    4일 오전 10시 국방부 브리핑룸.육군본부 군수참모부는 국방부가 적극 추진중인 자주국방의 청사진인 '국방개혁2020'을 뒷받침하기 위해 군수분야의 변화 및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투장비 등 육군 보유장비의 절반가량은 수명을 다한 노후 장비이다 △이들 장비 교체비용으로 2011년까지 연간 5500여억원이 필요하나 예산배정은 1000여억원에 불과하다 △전투장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군수시설은 1970년대 수준으로 붕괴사고 및 화재에 취약하다 △버스부족으로 장병들은 20~30년 전처럼 트럭 짐칸에 실려 외박 나간다.

    장면#2

    3일 오전 11시 국방부 브리핑룸.윤광웅 국방장관과 합동참모본부 간부들은 전날 전직 국방장관 등 군 원로들의 전시 작전통제권(작통권) 환수반대를 반박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부 군 원로들이 군의 발전상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작통권 환수에 반대한다 △군은 그러나 2012년 공중조기경보기,이지스급 구축함,214급 잠수함 등 최첨단무기시스템을 확보,작통권을 독자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며칠 전 국방부에서 하루 간격으로 이뤄진 브리핑이다.

    하지만 기자가 느낀 두 브리핑간 시차는 40년 이상 나는 듯했다.

    이미 수명을 다한 낡은 전투장비에 공중조기경보기, 이지스함 등 최첨단 무기시스템이 오버랩되면서 우리군의 실체에 대해 다소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군의 일부 시계는 여전히 1970~80년대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2020년을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두 상황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현실이 초라하다고 해 미래를 꿈꾸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차를 극복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국방개혁 2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15년간 총 621조원의 국방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국방부의 계산이다.

    이 같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02년 6.3%,2003년 7.0% 각각 증가한 국방예산을 2020년까지 연평균 11%가량 늘려야 한다.

    하지만 경제가 쑥쑥 자라던 때라면 모를까 저성장시대로 접어든 지금 쉽지만은 않다.

    나랏돈을 쓸 곳도 한두 곳이 아니다.

    참여정부의 복지예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여당내에서조차 국방예산 증액을 부담스러워한다.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은 "지나친 국방예산 증액은 국가경쟁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개혁안의 예산부분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첨단무기시스템 몇대 확보한다고 해 '자주국방'이 이뤄지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몇몇 장비는 2012년에 배치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방부가 독자적 정보수집능력 확보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는 공중조기경보기가 단적인 예이다. 미 보잉과의 가격협상 결과에 따라 2012년 도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최첨단 무기시스템의 경우 실전배치 후 운용 노하우를 쌓을 시간도 충분히 가져야 한다.

    단 1초의 국방 공백도 허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국방은 국민생명은 물론 국가존립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더해도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수찬 사회부 차장 ksc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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