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향후 3년간 2조8000억원을 배당과 자사주 소각 형태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계 헤지펀드인 스틸파트너스가 요구한 자회사 한국인삼공사의 상장은 미래 성장 여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KT&G는 9일 경영컨설팅 회사인 부즈알렌 해밀턴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이사회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KT&G는 우선 누적 배당 가능 이익 1조3000억원을 전액 자사주 소각에 사용하고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잉여 현금흐름도 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누적 배당 가능 이익 1조3000억원 가운데 1608억원은 이미 올 상반기에 집행했으며 하반기에 1200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후 추가 소각키로 했다.

나머지는 2007년 이후에 소각할 예정이다. 주주 배당으로는 향후 3년간 최소 1조원 정도를 사용키로 했으며 당장 올해 말 배당금은 주당 2400원으로 작년 대비 40% 이상 늘릴 계획이다.

곽영균 KT&G 사장은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 물량(1510만주) 처리 방안에 대해 "당초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우호적인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세금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포기했다"며 "대신 우리사주신탁제도(ESOP) 활용이나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통해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삼공사 상장은 현재로선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미래 성장 여력 확보 차원에서 KT&G의 100% 자회사로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T&G는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건강기능식품사업(인삼공사)과 제약사업(영진약품)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사업의 경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 보유 부동산 개발과 관련,KT&G는 매각 가치와 개발 가치를 비교 분석해 △매각 △개발 △보유 후 개발 등으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스틸파트너스측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KT&G 경영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회사측의 대규모 주주 환원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KT&G가 이날 내놓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계획이 시장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T&G 주가는 이날 2.09% 오른 5만8700원에 마감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