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장디자인 전문 업체가 미국에 포장디자인을 수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디자인 업체의 해외 진출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지만 주로 제품디자인이고 포장디자인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랜드 및 포장 전문 디자인업체 CDU(대표 권현창)는 최근 미국 중소기업 비즈파이(Bizpie)에 컵라면 및 봉지라면 포장을 디자인해 수출했다고 10일 밝혔다.

비즈파이는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2004년 빙그레의 라면 설비 일부를 지난달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업체로는 라면을 직접 제조하는 최초의 회사이기도 하다.

비즈파이코리아 서재형 대표는 "매콤하고 시원한 맛의 한국 라면이 미국 본토인 사이에서도 점점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한국식 라면을 만들어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남미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랜드는 '꼬불꼬불한 파스타'라는 뜻의 '컬리파스타(Sanfrancisco Curly Pasta)'이며 컵라면 3종(쇠고기맛 닭고기맛 새우맛)과 봉지라면 2종(쇠고기맛 김치맛) 등을 생산한다.

서 대표는 "한국식 라면인 만큼 포장도 한국에서 디자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CDU에 디자인을 의뢰했다"며 "CDU측에 요구한 디자인 주요 컨셉트는 미국 현지에서 만드는 라면임을 강조하고 너무 매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권현창 CDU 대표는 "미국 현지 제품임을 알리기 위해 요리사의 모자와 미국 국기를 혼합 적용했고 국물 색깔을 약간 옅게 해 매워 보이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영어와 스페인어 등 2개 국어로 표기하되 문자 때문에 시각적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히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포장디자인 분야에서 21년간 일해온 국내 포장디자인업계 1세대로 풀무원식품 및 CJ디자인센터 상임고문 등을 역임하다 2005년 CDU를 창업했다.

CDU의 직원수는 총 9명이고 매출액은 2006년 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CDU는 현재 모 식품회사가 미국 내 군부대 마트에서 판매할 잡채 떡볶이 등 제품의 포장디자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 대표는 "국내 포장디자인은 다른 디자인 분야에 비해 아직 열악한 수준"이라며 "순간적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포장디자인에도 투자가 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