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동결에 이어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전격 인상함에 따라 향후 경기 흐름이 주가 향방을 가름하는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인상을 긴축 캠페인의 종착역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번 금리인상이 사실상 끝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피지수의 '경기선'(120일 이동평균선을 일컫는 말) 회복여부에 쏠리고 있다.

경기선 돌파는 '상승추세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로선 경기선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은 편이다.

해외 주요 이머징마켓 증시도 최근 일제히 120일선을 회복하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콜금리 인상이 주가엔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 주요 이머징마켓 '경기선' 회복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 증시는 최근 차례로 120일선을 회복 중이다.

경기선은 증시의 중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5월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이머징마켓은 6월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최근 선진국증시보다 한 발 먼저 경기선을 상향돌파 중이다.

러시아 증시가 지난달 중순 120일선을 넘어선 뒤 상승폭을 확대 중이며 인도와 브라질도 이달초 나란히 경기선을 회복했다.

중국도 강한 반등세다.

물량부담 우려가 컸던 에어차이나(Air China)가 증자 예정물량의 40%를 감축한 덕분이다.

이처럼 이머징마켓 증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등대열에 합류하는 분위기다.

한국도 지난 주말 1300포인트 회복에 이어 경기선인 1330선에 도전 중이다.

5월 중순 경기선이 힘없이 무너지며 추락한 지 3개월 만의 경기선 돌파 시도다.

◆ '대형주 중심 경기선 회복' vs '금리인상으로 시간 걸릴 듯'

지금까지는 경기선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도 증시가 맷집을 자랑하며 1300선을 회복했고 해외증시도 반등세로 힘을 보태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큰 반등을 보이고 있는 데다 미 금리인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돼 코스피의 경기선 회복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등시에는 이머징마켓이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며 "우리 증시도 점차 저점을 높여가 경기선을 회복하고 3분기 중 135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전격적인 콜금리 인상이 복병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외 경기가 둔화되는 와중에 단행된 금리인상이 내수와 건설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국내 증시에서 주가와 금리 간 상관관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경기둔화 국면에서 전격적인 금리인상이 외국인 매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기선 회복시기를 늦출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