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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와이브로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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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션 멀로니 인텔 부사장,이기태 삼성전자 사장,게리 포시 스프린트 사장,애드 잰더 모토로라 회장이 서로 손을 잡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10일자 국내 신문들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차세대 이동통신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통신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과 함께 4개 회사 대표가 활짝 웃는 사진 한 장을 실었다.

    이 사진 한 장이 수많은 해설기사 못지 않게 눈길을 끈 이유는 참여 기업들의 면면과 실리를 최우선시하는 제휴정신 때문이다.

    사진에 등장한 인텔 스프린트 모토로라는 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한 미국 정보통신 기업이다.

    이들은 아무리 뛰어난 첨단 통신기술이라 해도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의 것을 인정하길 죽기보다 싫어한다고 알려졌다.

    모든 새로운 통신기술은 미국이 시작하고 세계로 보급한다고 공언할 정도로 콧대가 높다.

    이런 기업들이 손을 모으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포즈 이면에 숨어있는 실리정신도 짚어볼 만하다.

    사실 인텔 스프린트 모토로라 삼성은 서로에게 껄끄러운 상대이다.

    이런 모임이 아니라면 만나 웃을 일이 없는 글로벌 경쟁자들이다.

    사진 속에서 인텔이 웃고 있는 것은 와이브로를 인정해주는 대가로 향후 칩셋 공급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스프린트는 미국 이동통신 1위 싱귤러,2위 버라이즌을 제치고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과 사사건건 대결하는 모토로라는 4년 뒤 11조원대로 커질 와이브로 시장이 탐나 자존심을 접었다.

    실리를 위해 자존심마저 접고 삼성과 동맹관계를 맺는 모토로라가 무섭기까지 하다.

    삼성 역시 이들과 제휴를 맺음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본다.

    인텔을 와이브로 기술 인정 세력으로,스프린트를 1억명의 가입자를 형성할 시장성 입증 세력으로,모토로라를 미국내 유통협력 세력으로 확보했다.

    10일자 신문 사진은 글로벌 사업 관점에서도 영원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또한번 증명했다.

    속셈은 다 다를 수 있지만 그들은 웃었다.

    이것이 외교라면 대한민국 외교는 와이브로에서 배워야 한다.

    고기완 IT부 기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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