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그늘과 바람을 좇아 가까운 시내 근린공원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서울에서는 매머드급 생태공원으로 꼽히는 서울숲과 월드컵공원이 각광을 받는다.
작년 6월 문을 연 뚝섬 서울숲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꽃사슴 등 각종 동물을 숲속에 풀어놓고 키우는 공원으로 유명하다.
생태 중심의 각종 체험프로그램과 문화행사가 거의 매일 열린다.
상암동 월드컵공원은 81만5000여평으로 서울시내 공원 가운데 최대 규모인 데다 월드컵경기장 골프장(9홀) 영화관 쇼핑몰 등과 붙어 있어 휴식과 쇼핑,운동 등을 함께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인기다.

생태와 휴식의 공간,서울숲=동물을 우리에 가둬놓고 기르는 일반 동물원과 달리 자연 상태의 숲속에서 꽃사슴 고라니 다람쥐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는 게 서울숲의 자랑이다. 지난해 94마리였던 꽃사슴은 최근 새끼까지 낳아 109마리로 늘어났다. 한강변 자전거 도로와 연결된 교량 산책로를 따라 서울숲으로 가다보면 원앙새 청둥오리 등이 숲속 내 호수에서 무리지어 노는 모습도 한 눈에 보인다.

숲속으로 들어가 이들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다. 서울시는 서울숲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를 통해 시민 접수를 받은 뒤 매주 화·목·토·일요일 4회에 걸쳐 먹이주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시민들이 '생태숲' 내부로 들어가 야생동물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곤충생물원도 월드컵공원에는 없는 인기 시설이다. 장수풍뎅이 등 살아있는 곤충과 표본 상태인 곤충 139종이 전시돼 있다. 거의 매일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와 그 가족들을 겨냥한 다양한 생태학습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35만여평에 42만여그루의 나무를 심어 자연스런 쉼터를 곳곳에 만들고 공원 내부를 개울 형태의 물길로 연결한 것도 특징이다. 개울은 어린이들의 물놀이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고 가족이나 연인들이 발을 담근 채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교통은 좋은 편이 아니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을 이용하려면 10분가량 걸어야 하고 주차장(330면)도 협소해 주말이면 주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스포츠,쇼핑,생태가 연계된 월드컵공원=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에 맞춰 개장한 월드컵공원은 다양한 테마 형태의 소공원으로 구성돼 있는 게 서울숲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붙어있는 '평화의 공원'에서는 인라인 스케이트와 조깅 등을 즐기면서 휴식도 함께 취할 수 있다. 평화의 공원은 인근 지하철(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려 쉽게 갈 수 있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하늘공원은 억새로 유명하다. 매년 10월엔 5만8000여평의 하늘공원에 펼쳐진 억새풀을 무대로 '억새 축제'도 열린다. 해발 98m 높이에 위치한 이곳은 바람이 많아 국내에서는 드문 풍력발전기도 설치돼 있다. 맑은 날이면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난지천공원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인한 인조잔디 구장이 있고,넓다란 잔디광장은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노을공원에는 대중 골프장이 만들어져 있다. 월드컵공원은 이 같은 테마형 소공원에다 월드컵경기장,대형 쇼핑몰(까르푸),영화상영관(CGV) 등과 바로 연결돼 있어 이용하는 계층이 다양하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