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논의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부 10명중 7명꼴로 미국산 쇠고기의 식품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으며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사먹지 않겠다는 의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대도시에 거주하는 주부 651명을 상대로 실시한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 458명(70.4%)이 미국산 쇠고기가 재수입되더라도 구입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고 13일 밝혔다.

반대로 구입하겠다는 응답자는 29.6%인 193명이었다.

이는 농촌경제연구원의 지난 5월 조사 때 81.5%가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고 18.5%는 `구입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던 점에 비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시간이 흐르면서 완화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 광우병에 대한 불안이 아직은 팽배한 상황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물은 질문에 대해서도 `매우 불안전하다'(13.4%)와 `불안전하다'(56.8%) 등 역시 10명중 7명꼴로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우 안전하다'(0.2%)와 `안전하다'(6.5%)는 고작 6.7%에 그쳤고 23.1%는 `보통이다'고 답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2003년 미국내 광우병 발생 직후 수입이 금지됐다가 올해 1월 수입조건이 양국간에 타결됐으나 광우병 소의 추가 발견에 따른 확인 작업을 거치고 지난 5월 37개 현지 수출 작업장 점검 과정에서 카길, 타이슨푸드 등 메이저 업체의 작업장 7곳에서 미비점이 발견되면서 수입 재개가 늦어졌다.

미비점은 미국산과 타국산 쇠고기가 구분되지 않은 채 처리되거나 30개월이상 소를 도축하면서 쓴 작업 도구가 30개월이하짜리에도 사용되는 문제로, 미측이 최근 제시한 보완책에 대해 우리 정부의 서류 검토는 거의 끝난 상태다.

이에 따라 농림부가 현지 실사팀을 이달중 보내 수출 작업장 승인 여부를 따지기 위한 추가 점검을 실시해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빠르면 내달중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축산물 수입업계는 보고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최근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던 돼지고기와 관련해서는 '소비량에 변동이 없다'는 응답이 54.7%로 가장 많았지만 35.1%는 '가격 상승후 소비량을 줄였다'고 답해 돼지고기 값이 소비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시 삼겹살 가격에 대해 `매우 높다'(37.1%)와 `높다'(55.5%) 등 92.6%의 응답자는 비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7.3%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