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홍열 원장은 틈만 나면 우주 관련 서적을 탐독한다. 한 없이 펼쳐지는 우주의 섭리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되묻고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학자다. 백 원장의 어릴 적 희망도 우주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당시 최고 인기 SF만화였던 '라이파이'를 보고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는 이공계에 진학해 그 꿈을 직접 실천하는 진정한 과학자가 됐다.

백 원장은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거쳐 서울공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오세정 서울대 자연대학장,권오규 경제부총리가 그의 경기고 동기이며 임지순 서울대 교수,박창규 한국원자력연구소장,김도연 서울 공대학장이 1년 선배다.

백 원장은 71년 미국의 명문 코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자 당시 코넬대 지도교수는 그에게 교수직을 제의하면서까지 미국 잔류를 원했다. 미 NASA(항공우주국) 등에서도 영입 제의가 있었고 아내도 미국에 남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그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백원장은 모든 것을 제치고 바로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고향 길가에 있는 코스모스의 향기를 맡고 싶었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다.

백 원장은 한국에 돌아와 75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유도탄 개발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지대지유도탄ㆍ함대함유도탄ㆍ지대공유도탄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 뒤 95년 항우연으로 자리를 옮겨 2000년 다목적1호 위성을 개발했으며 올해 아리랑2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백 원장은 성격이 상당히 급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업무에서는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하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


▒ 프로필 ▒

△1953 서울 출생
△1971 경기고 졸업
△1975 서울대 응용물리학과 졸업
△1985 미국 코넬대 응용물리학 박사
△1986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1995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응용그룹장
△2000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응용센터장
△2005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