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들은 어떤 정보를 갖고 투자전략을 짤까.

자산운용 전문가의 조언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자신만의 투자 비법을 활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그들만의 투자전략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들만의 투자클럽을 결성,온갖 정보를 공유하고 포트폴리오에 대한 혹독한 비판과 검증작업을 거치다보니 보통 부자들과는 다른 투자전략을 세울수 있다는 지적이다.

큰 부자들만의 대표적인 투자클럽은 뉴욕의 '타이거(TIGER) 21'.'21세기에 보다 좋은 결과를 위한 투자그룹(The Investment Group for Enhanced Results-in the 21st century)'의 약자다.

1999년 만들어 졌다.

연회비만 2만5000달러(약 2350만원)에 달한다.

보통 부자들은 엄두도 못낼 정도다.

연회비가 많은 만큼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투자자산이 1000만달러가 넘어야 한다.

현재 회원수는 97명.회원들의 나이는 30대 중반부터 8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회원들은 시카고 위스콘신 보스턴 LA 등에 살고 있다.

앞으로 해외에까지 회원을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이 굴리는 자산은 60억달러에 달한다.

타이거 21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매달 한 번씩 열리는 '투자전략회의'.철저한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에선 월가는 물론 세계 정치 및 경제의 움직임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투자전략이 논의된다.

회의 초반엔 작가나 투자전략가,심장병 전문의 등이 초청돼 보통 부자들이 관심도 갖지 못하는 영역까지 투자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어 전직 월가의 최고경영자와 은퇴한 기업인,전직 정치인 등이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분석하고 제시한다.

여기까지는 '맛보기'다.

진짜 열띤 토론은 회원들만으로 이뤄진다.

모든 회원이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한명 한명의 투자전략에 대해 회원들의 혹독한 비판과 조언이 이어진다.

"이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지가 또다른 가입조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판과 조언은 날카롭다.

이런 과정을 거쳐 회원들은 자신들의 투자전략을 바로잡게 된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12명단위로 소모임을 운영,수시로 각종 정보를 교류한다.

돈 될만한 사업엔 공동으로 투자하기도 한다.

이 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탐 갤라거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클럽에서 이뤄지는 토론은 투자할만한 대상과 투자해서는 안될 대상을 구분하는데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연평균 14.5%의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작년에도 9.4%의 수익률을 내 S&P500지수 상승률보다 배 이상 높았다.

현재 미국에는 타이거 21을 비롯 뉴욕의 '메트 서클'과 보스턴의 'CCC 얼라이언스'등 억만장자들만의 투자클럽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역시 '큰 정보'는 '큰 부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인가 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