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한 것을 알았는데 주변에서 많이들 축하해 주시더라고요.

한마디로 '대박났다','복받았다'라고…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중견 주택업체인 동문건설 구리아파트 현장에 근무 중인 장우형 주임(32)은 요즘 싱글벙글이다.

올 겨울이면 새 가족이 두 명이나 생겨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어여쁜 딸(4)에다 '듀엣'으로 재롱을 부릴 쌍둥이 녀석들을 생각하면 입가에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출산을 앞둔 아내와 육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출산 준비물도 틈틈이 준비하느라 분주하지만 마냥 신이 난다.

"어휴! 하나도 아니고 셋을 어떻게 키워…." '속사정'을 모르는 주변에서는 이런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모르는 말씀.회사가 자녀 양육과 교육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 주기 때문이다.

쌍둥이 출산과 동시에 출산 축하금으로 800만원(둘째 300만원,셋째 500만원)의 목돈이 들어온다.

육아비 명목으로 매달 60만원(둘째 10만원,셋째 50만원)을 받는다.

학비 걱정도 회사가 덜어준다.

아이를 몇을 낳든 대학 졸업 때까지 들어가는 입학금과 등록금 전액을 회사가 부담한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 현장에 근무하는 김종철 과장(40)은 이 회사가 작년 7월부터 시행 중인 '다자녀 가구 복리지원책'의 혜택을 뒤늦게 톡톡히 보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초등학교 4학년 쌍둥이 자매인 둘째·셋째 등 1남2녀의 아빠인 김 과장은 매달 지급되는 양육비 60만원으로 살림에 큰 보탬을 받고 있다.

"빡빡한 생활비와 대학 때까지 들어갈 거금의 학비 탓에 늘 근심거리가 떠나지 않았다"는 김 과장은 이제 한시름 놓았다.

동문건설은 작년 7월 출산장려제도 도입으로 업계에서 주목받은 기업.건설업 특성상 다른 업종에 비해 이직률이 높은 데다 여성 근로자가 드물어 출산장려제도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출산장려제도 시행으로 현재 이 회사에서 혜택을 보고 있는 직원은 93명에 이른다.

두 자녀를 가진 직원이 82명,3자녀를 둔 직원이 11명이다.

이 회사 출산장려책의 특징은 자녀를 많이 낳을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둘째를 낳으면 출산축하금으로 300만원이 지원되지만 셋째 출산 때는 축하금이 500만원으로 뛴다.

또 매달 둘째 몫으로 10만원,셋째 몫으로는 50만원의 양육비가 대학 졸업 때까지 지급된다.

이 같은 파격적인 제도는 곧바로 직원 만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신입사원 때부터 계속 근무하는 직원들이 80%를 넘는다.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한 달에 평균 1~2명만이 자리를 옮겼으나 출산장려책 시행(작년 7월) 이후에는 이직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높아진 직원의 사기는 회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247명,매출액은 6070억원으로 1인당 매출액은 약 25억원에 달한다.

중견 건설업체의 1인당 매출액이 10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성장성도 좋다.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해 예상 매출액은 작년보다 무려 25% 증가한 7500억원에 달한다.

일손이 달려 상반기에 40여명의 인원을 보충하기도 했다.

유용근 총무부장(43)은 "저출산은 국가적인 문제여서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기 위해 출산장려책을 마련했다"면서 "제도 시행 이후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직원과 회사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