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니모자(일명 베컴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다.

비니모자는 니트나 헝겊으로 된 두건 모양의 모자를 일컫는다.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자주 쓰고 다녀서 '베컴모자'라고도 불린다.

비니모자는 원래 겨울에 스키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길 때 남성들이 애용했지만 올 여름엔 남녀 구분 없이 비니모자를 쓰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이유영 G마켓 패션팀장은 "비니모자가 최근에는 계절에 관계없는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했다"며 "소재 자체도 과거에는 니트로 만들어졌지만 요즘은 빈티지 느낌의 면 소재 위주로 바뀌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 3000원,최고 1만원이면 길거리 상점이나 온라인 매장에서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사람들이 비니모자를 찾는 이유다.

G마켓에서는 지난 7월 한 달간 5만여개의 비니모자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증가한 수치다.

작년 12월 판매량이 7만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기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등록 상품 수도 1600여개로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 늘어났다.

나이키는 지난 몇 년간 캡 스타일의 스포츠용 모자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비니모자를 찾는 사람이 많아져 올 여름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비니모자 매출이 2.5배나 늘어났다.

나이키 홍보실의 백은경씨는 "나이키도 비니모자의 인기 추세에 맞춰 한 가지만 있던 비니 제품을 네 가지 스타일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에 있는 길거리 상점에서는 비니모자 매출이 일반 캡모자보다 두 배 정도 오른다고 상인들은 말한다.

제품들을 진열해 놓을 때도 비니모자가 맨 앞줄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색상도 예전에는 카키 블랙 회색이었지만 최근 들어 빨강 파랑 노랑 등 눈에 확 띄는 색상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베레모 스타일의 여성용 비니모자가 함께 출시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