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제활동 인구로 추정되는 30대 재벌의 3세들이 보유한 상장사 보유주식 가치가 4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에게서 주식이나 현금을 상속.증여 받거나 이미 보유한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수입과 담보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3세, 100억원 이상 주식부자 15명 = 1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 30대 그룹의 오너 집안 3세 가운데 1982년 이후(만 24세 이하)에 출생한 48명이 보유한 상장 계열회사 주식수는 1천484만주이며, 11일 종가 기준 평가금액은 4천351억원에 달했다.

심지어 보유 지분의 가치가 100억원 이상인 이들도 15명이나 됐다.

30대 그룹 가운데는 한화와 LG, GS, LS그룹에 젊은 주식 부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동관(23)씨와 차남 동원(21)씨의 경우 한화 주식 333만주, 125만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10대인 삼남도 한화 주식을 125만주 갖고 있어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금액은 1천521억원에 달한다.

이들 삼형제는 배당금과 증여, 주식 담보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지난달 19일 한화증권으로부터 각각 100만주, 50만주, 50만주를 사들여 본격적인 지분 승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김 회장은 작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각각 재학 중인 세 아들에게 비상장사인 한화S&C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LG.GS.LS그룹, 3세 주식부자 `즐비' = GS그룹에서는 GS와 GS건설 주식을 고루 보유하고 있는 허치홍(23).두홍(24).주홍(23).태홍(21)씨 등 홍자 돌림 형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모두 허씨 집안의 3세들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금액은 치홍씨가 345억원에 달하며 두홍씨 219억원, 주홍씨 149억원, 태홍씨 122억원의 순이다.

심지어 A(6)군과 B(5)군은 어린 나이에 100억원대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82년 이후에 태어난 GS그룹 오너 집안의 3세들 가운데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모두 10명이다.

이들 가운데 주홍.태홍씨와 A군은 지난 6월15일 허창수 회장이 판 GS건설 주식 11만주를 각각 2만5천600주, 2만4천400주, 6만주씩 사들여 주식수를 늘렸다.

LG그룹도 구본무 회장의 딸인 C(10)양을 비롯해 계열사인 ㈜LG와 LG상사 주식을 보유한 젊은 주식 부자가 12명이나 된다.

이들 가운데 D(19)군 등 10대 3명은 보유주식의 평가금액이 각각 259억원, 227억원, 106억원으로 100억원 이상이다.

LS그룹에도 LS전선 구자열 부회장의 아들인 동휘(24)씨가 LS전선 주식 35만주(121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그룹 오너 집안의 3세 6명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두산.KCC도 젊은 주식부자 배출 =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장손인 E(19)군은 SK케미칼 주식 31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금액이 112억원에 달한다.

두산 박용만 부회장의 차남인 재원(21)씨도 보통주 기준으로 두산(4만3천120주), 삼화왕관(2천712주), 두산산업개발(35만5천478주)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금액은 42억원이다.

KCC그룹의 경우 올해 2월 90년대생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손자 3명이 장내 매수를 통해 KCC건설 지분을 매입했다.

이들은 KCC건설 주식을 각각 7천주 정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50억원대에 달한다.

심지어 세아그룹 오너와 인척관계인 2살짜리 어린이의 경우 그룹 계열사인 세아베스틸 주식 880주(1천400만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상속.증여 등을 통한 지분 승계 과정에서 재벌 3세 가운데 주식부자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곽세연 고미혜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