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000명이 넘는 사망자와 100억달러에 가까운 피해액을 낳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33일 동안의 전쟁이 14일 오전 5시(한국시간 14일 오후2시)를 기해 일단 형식적으로는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레바논 내 무장조직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를 살해 및 납치한 것을 계기로 지난달 13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된 이 전쟁은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불구,미국이 이스라엘측을 지지하면서 휴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한달 넘게 계속됐다.

그러나 미국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현지에 파견하는 등 조기 종전쪽으로 입장을 바꾼 데다 유엔도 적극적으로 휴전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지난주부터 사태가 급반전됐다.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양측의 즉각적인 무력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평화유지군 1만5000명을 레바논에 주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휴전안을 결의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레바논,그리고 헤즈볼라 등 모든 당사자들이 휴전안을 수용,이날 휴전은 일단 효력을 발생하게 됐다.

그러나 휴전의 효력이 실제 즉각적인 무력사용 중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헤즈볼라는 유엔 결의안을 이행하겠다고 말했으나 레바논 영토에서 이스라엘군이 모두 떠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스라엘 내각 역시 안보리 결의를 수용키로 했으나 평화유지군이 파견될 때까지 레바논에 자국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평화유지군의 완전배치까지는 한달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휴전이 발효된 뒤에도 이 지역에서 작은 접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휴전을 앞둔 13일까지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공격을 계속하면서 막판 공세를 펼쳤다.

레바논측에서는 이날 두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베카 계곡의 브리탈 마을이 폭격을 당해 최소 7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으며 이스라엘도 헤즈볼라군의 로켓탄 공격으로 군인 5명과 민간인 1명이 숨졌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