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주택 분양시장에서 '괴담'이 나돌고 있다.

건설사들이 부산 대구 등 지방권을 중심으로 주택 신규 분양률과 계약률이 낮아 고전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들 괴담은 단순히 중견업체들을 주축으로 경영사정이 어렵다더라는 정도의 관측 수준을 넘어 특정업체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소상한 분양내역 등을 담고 있어 관련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괴담'은 신규 분양률과 계약률이 바닥권이라는 것과 관련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A사는 아직 10가구도 못 팔았다"거나 "B사는 3개월간 계약률이 5%도 안 된다더라"는 내용에서부터 "C사는 30∼40가구 정도를 매입하는 업체에 새시 설치 등 이권을 몰아준다"는 것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한 발 더 나아가 "D사는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급전을 빌려 계약률을 허위로 높이고 있다"거나 "E사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과정에서의 비리가 조만간 게이트로 터질 것"이란 흉흉한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영남권에서 분양을 많이 한 중견업체들 중에서는 이번 여름을 고비로 자금난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성' 괴담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들 중에는 물론 과장된 헛소문도 있지만 실제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이번 여름 폭염이 시작되면서 아예 한 채도 안 나가는 곳도 있을 만큼 사정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어서 거명되는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단지들은 대부분 건설사가 3∼4년 전 분양이 잘될 때 비싼 가격에 부지를 매입한 곳들"이라며 "특히 해당 지역의 사정을 잘 모른 채 진출했던 외부 업체들이 크게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