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몰아낸 中企 기술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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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년간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누적액이 2680억달러에 달한다는 통계수치는 광복절의 빛을 바래게 한다.
대일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기술 격차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차츰 좁혀지고 있다.
그 선봉에는 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서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도 이들 못지않게 대일 '기술독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내수시장을 일본 제품으로부터 지켜내고 한발 더 나아가 일본으로 역수출하거나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당당히 경쟁하는 기업들이다.
1980년대 초반 일본을 다녀오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일제 '코끼리 밥솥'을 들고 들어오는 게 하나의 유행이었다.
국산 밥솥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는 입소문에 주부들 사이에서는 '코끼리 밥솥' 장만이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1998년 말 일제 전기밥솥이 수입제한 품목에서 해제됐을 때 국내 밥솥업체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듬해인 1999년 한 해 동안 약 600만달러어치의 '코끼리 밥솥'이 수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7년여가 지난 지금,국내 밥솥시장에서 일제 브랜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일제를 국내시장에서 몰아낸 주역은 중소기업 '쿠쿠홈시스'였다.
구본학 쿠쿠홈시스 부사장은 "밥솥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압력밥솥 부문에서 일본을 압도하는 독자기술을 확보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현재 국내 밥솥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압력밥솥을 개발,대일수출도 시작했다.
작년의 경우 발아현미밥솥 등 약 2만대의 제품을 일본에서 팔았고 올해는 5만대 판매를 목표로 현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이·미용기기업체 유닉스전자.이 회사가 설립된 1978년만 해도 국내에서 사용되는 헤어드라이어의 90% 이상이 내셔널 등 일본제품이었다.
유닉스전자도 설립 초기에는 일본업체로부터 기술지도를 받아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독자기술을 개발,94년 업계 최초로 전자파를 차단하는 이온드라이어를 내놓으면서 일본 제품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유닉스전자는 지난 해 헤어드라이어 하나만으로 366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약 25%로 쟁쟁한 일본업체들을 누르고 미국 '콘에어',이탈리아 '파룩스'에 이어 세계 3위 업체로 우뚝 섰다.
절연포장재인 열수축성 튜브를 생산하는 ㈜무등은 1986년 염화비닐(PVC) 튜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일본 업체에 기술교류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이 회사는 스스로 기술개발에 나서 마침내 자동 원료배합기 등을 국산화하고 세계 두 번째로 친환경 폴리에스터(PET) 튜브를 개발했다.
㈜무등은 현재 일본 마쓰시타 등에 제품을 수출하며 세계 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삼신화학은 일본에서 배워온 도금기술을 갈고 닦아 미국 GM은 물론 일본 마쓰다,닛산,이스즈 등에 '자동차의 얼굴'격인 엠블럼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이준재 대표는 1979년부터 3년간 정부의 지원으로 일본에서 도금 관련 분야 연수를 받고 귀국한 뒤 엠블럼 등 자동차 부품사업에 주력해 한때 스승이던 일본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일본에 기술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들도 있다.
진동모터개발업체 제이앤제이가 대표적 사례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기존 진동모터와는 차별화된 '모바일용 브러시 없는 진동모터(BLDC모터)'를 개발했다.
이후 2004년 10월 일본 최대 진동모터제조업체인 시코기연에 현금 5억원에 5년간 이윤의 30%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제조기술을 이전했다.
이 회사는 또 세계에서 가장 작고 얇은 휴대폰용 BLDC 진동모터를 개발,최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양산된 제품은 시코기연을 통해 일본 휴대폰제조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중소기업들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국내 제조업의 기술수준이 일본의 91.4%로 평가됐다"며 "기술격차 극복이 무역역조 해소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대일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기술 격차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차츰 좁혀지고 있다.
그 선봉에는 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서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도 이들 못지않게 대일 '기술독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내수시장을 일본 제품으로부터 지켜내고 한발 더 나아가 일본으로 역수출하거나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당당히 경쟁하는 기업들이다.
1980년대 초반 일본을 다녀오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일제 '코끼리 밥솥'을 들고 들어오는 게 하나의 유행이었다.
국산 밥솥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는 입소문에 주부들 사이에서는 '코끼리 밥솥' 장만이 자랑거리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1998년 말 일제 전기밥솥이 수입제한 품목에서 해제됐을 때 국내 밥솥업체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듬해인 1999년 한 해 동안 약 600만달러어치의 '코끼리 밥솥'이 수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7년여가 지난 지금,국내 밥솥시장에서 일제 브랜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일제를 국내시장에서 몰아낸 주역은 중소기업 '쿠쿠홈시스'였다.
구본학 쿠쿠홈시스 부사장은 "밥솥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압력밥솥 부문에서 일본을 압도하는 독자기술을 확보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현재 국내 밥솥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압력밥솥을 개발,대일수출도 시작했다.
작년의 경우 발아현미밥솥 등 약 2만대의 제품을 일본에서 팔았고 올해는 5만대 판매를 목표로 현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이·미용기기업체 유닉스전자.이 회사가 설립된 1978년만 해도 국내에서 사용되는 헤어드라이어의 90% 이상이 내셔널 등 일본제품이었다.
유닉스전자도 설립 초기에는 일본업체로부터 기술지도를 받아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독자기술을 개발,94년 업계 최초로 전자파를 차단하는 이온드라이어를 내놓으면서 일본 제품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유닉스전자는 지난 해 헤어드라이어 하나만으로 366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약 25%로 쟁쟁한 일본업체들을 누르고 미국 '콘에어',이탈리아 '파룩스'에 이어 세계 3위 업체로 우뚝 섰다.
절연포장재인 열수축성 튜브를 생산하는 ㈜무등은 1986년 염화비닐(PVC) 튜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일본 업체에 기술교류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이 회사는 스스로 기술개발에 나서 마침내 자동 원료배합기 등을 국산화하고 세계 두 번째로 친환경 폴리에스터(PET) 튜브를 개발했다.
㈜무등은 현재 일본 마쓰시타 등에 제품을 수출하며 세계 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삼신화학은 일본에서 배워온 도금기술을 갈고 닦아 미국 GM은 물론 일본 마쓰다,닛산,이스즈 등에 '자동차의 얼굴'격인 엠블럼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이준재 대표는 1979년부터 3년간 정부의 지원으로 일본에서 도금 관련 분야 연수를 받고 귀국한 뒤 엠블럼 등 자동차 부품사업에 주력해 한때 스승이던 일본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일본에 기술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들도 있다.
진동모터개발업체 제이앤제이가 대표적 사례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기존 진동모터와는 차별화된 '모바일용 브러시 없는 진동모터(BLDC모터)'를 개발했다.
이후 2004년 10월 일본 최대 진동모터제조업체인 시코기연에 현금 5억원에 5년간 이윤의 30%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제조기술을 이전했다.
이 회사는 또 세계에서 가장 작고 얇은 휴대폰용 BLDC 진동모터를 개발,최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양산된 제품은 시코기연을 통해 일본 휴대폰제조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중소기업들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국내 제조업의 기술수준이 일본의 91.4%로 평가됐다"며 "기술격차 극복이 무역역조 해소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