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PDP TV 시장이 가격 인하 경쟁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다음 달 초 삼성전자가 풀(full) HD급 LCD TV를 선보이는 등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구 모델 가격이 10% 안팎 떨어진 것.유통업체 전문가들은 모델 교체 주기와 혼수철이 겹치는 이맘때가 하반기 최대 TV 가격 인하 시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시 불붙은 TV 가격 하락세

LG전자는 지난 7월 말 HD급보다 2배 이상 화질이 뛰어난 풀 HD급 37,42인치 LCD TV(풀 HD급 PDP TV는 내년 시판 예정)를 내놓으면서 이달 1일부터 기존 제품 가격을 10만∼20만원가량 일괄적으로 인하했다.

370만원에 거래되던 엑스캔버스 42인치(42LB1DR) TV 가격이 350만원(하이마트 고지 가격)으로 하락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도 8월 들어 LCD,PDP TV 전 제품의 가격을 5∼10%가량 떨어뜨렸다.

'보르도'에 이은 야심작인 풀 HD급 LCD TV '모젤'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빨리 처리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강웅중 홈플러스 가전담당 과장은 "제조사들이 우리쪽(유통업체)에 행사하는 가격 관리 정책이 느슨해졌다"며 "일례로 고지 가격 297만원,실거래가 270만원가량인 삼성전자 40인치 LCD TV를 현재 255만원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 제품보다 10만원 정도 낮은 '브라비아' S 시리즈를 판매,가전업계의 '저가 경쟁'을 촉발시킨 소니는 지난주 초부터 고급 라인인 '브라비아' V 시리즈의 가격마저 일제히 내렸다.

강 과장은 "330만원(고지 가격)짜리 40인치 소니 제품이 주말 등 기획행사 때 3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지난주엔 280만원으로 재차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대우일렉도 최근 32인치 LCD TV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 동급 모델보다 10만원 내린 139만원에 책정했다.

'빅 메이커'와 가격 차를 둬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중소 제조사들도 가격 인하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레전자는 179만원짜리 40인치 LCD TV를 지난주부터 159만원으로 낮췄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실제 구입할 땐 3만∼4만원 정도 더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말∼9월 초,TV 장만의 적기

가전유통 관계자들은 풀 HD급 TV를 둘러싼 제조사 간 경쟁이 현실화할 경우 구 모델들에 한해 가격 인하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강 과장은 "향후 37인치 이상 대형 TV가 풀 HD급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HD급 대형 LCD,PDP TV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새 모델을 내놓기 전후인 8월 말이나 9월 초가 고가 TV를 구매할 적기"라고 조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당분간 추가적인 가격 인하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제조사들이 본격적인 혼수철을 앞둔 9월 초나 중순께 가격 인하든 고수든 정책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동휘·장성호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