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신발 트렌드는 빅토리안 풍의 귀족적 무드와 절제된 미니멀리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고급스러운 소재감과 장식을 활용해 귀족적 감성을 물씬 풍기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장식이 두드러지지 않고 잘 정돈돼 있는 제품들이 대거 나올 예정이다.

심플하게 구두 라인이 강조된 신발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 빅토리안풀의 귀족적 무드

지난 가을에는 러시아풍의 퍼(모피) 소재가 인기 아이템이었다면 올 가을에는 전반적인 트렌드가 북유럽풍으로 옮겨 갔다.

문양이 들어간 벨벳 소재와 술모양의 탓셀 장식,수공예적인 느낌이 나는 펀칭,스티치 등이 귀족적 감성을 물씬 풍긴다.

아울러 몽골과 티베트의 민속 문양 자수와 가죽을 꼬아 만든 댕기 장식 등 민속적인(에스닉풍) 장식이 새롭게 등장할 예정이다.

이렇게 장식이 많이 덧붙은 제품들은 어수선한 감이 없고,보기에 정돈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미니멀리즘의 영향 때문이다.

색상도 블랙보다는 그레이가 가미된 깊은 컬러가 전반적으로 유행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콜릿 딥 퍼플 네이비 등의 색상을 채택한 제품이 많이 기획됐다.

여기에 골드와 블루 계열의 색상을 활용한 제품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 사각 구두코, 블록 힐‥

지난 여름부터 제화 트렌드를 뒤흔들기 시작한 미니멀리즘 경향이 올 가을 더욱 깊게 자리잡을 전망이다.

세밀한 디테일보다는 스케일 크게 코모양이나 소재감으로 변화를 준 제품들이 많다.

장식이 달렸더라도 끝 마무리는 심플하게 가져가는 게 최신 트렌드다.

볼륨감이 느껴지는 사각 코도 대세를 이룬다.

굵게 일자로 뻗은 블록힐(Block heel)도 미니멀리즘을 잘 표현하는 아이템으로 유행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3~4년 전 인기를 끌던 사각 코와는 조금 다르다.

신제품 중에는 약간 둥근 느낌으로 짧고 두툼하게 올라온 모양이 많다.

특수 무늬피의 제품 출현도 눈길을 끈다.

잡다한 장식은 배제하고 가죽의 무늬 자체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느낌으로 승부하는 제품들이다.

파충류피나 장어 무늬피 등 다양한 모양의 무늬피가 대거 신제품으로 나온다.

기존 가죽제품도 거친 질감을 자연스럽게 살린 것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 어떤 제품 나와 있나

금강제화 발렌시아가는 깊은 검붉은 색상의 파충류피를 활용한 샌들 신제품 '럭셔리 토 오픈(19만8000원)'을 선보인다.

표면이 화려한 대신 장식을 일절 배제했다.

볼륨감이 느껴지는 앞 코 모양에서 힐 부분까지 자연스런 곡선을 이루고 있는 것도 특징.미니멀리즘을 잘 반영한 제품이라는 평가다.

에스쁘렌도는 앞 코가 네모난 형태로 이뤄진 '스퀘어 드레스화(13만5000원)'도 신제품으로 내놨다.

발등과 닿는 부위에 스티치를 두른 '메인 라운드화(16만8000원)'도 인기가 예감되는 상품이다.

에스콰이아는 발등의 크리스털 보석과 리본 장식이 화려한 제품과 발등에 큐빅 장식이 들어간 구두 라인 등을 선보인다.

12만~18만원 선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에스콰이아의 캐주얼화 브랜드인 영에이지에서도 벨벳소재에 화려한 꽃자수 장식의 컴포트화가 나와 있다.

체크 무늬가 발랄한 느낌을 주는 20대 초반 타깃 구두도 눈길을 끈다.

7만~13만원대.

이탈리아 컴포트 슈즈 브랜드 '제옥스'는 여성용 모카신 '그린(grin)' 라인을 2006년 가을 새롭게 선보인다.

일단 발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디자인에 발 모양을 작고 예쁘게 보이도록 해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한 뒤꿈치의 끈 장식과 앞쪽의 리본 장식은 패션 감각을 돋보이게 한다.

레드 계열,짙은 브라운의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있어 가을에 신기 안성맞춤이다.

제품에 따라 12만원에서 21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역시 제옥스의 캐주얼 슈즈 '채트(chat)'는 스포티함에 모던한 이미지를 더한 스니커즈 제품이다.

올 가을 시즌 유행 장식인 '스티치'를 가로와 곡선 및 교차로 처리해 전체적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스니커즈에 포인트를 줬다.

색상은 어느 옷차림에서나 어울리는 블랙과 브라운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10만원대.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