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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中期재정계획이 놓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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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玄鎭權 < 아주대 교수·재정학 >

    기획예산처가 당정협의 차원에서 공개한 중기재정계획을 보면 향후 적자(赤字) 재정의 폭이 9% 수준이다.

    특히 분배를 강조하는 참여정부의 의지가 복지예산분야에 매년 30% 이상 증액으로 나타났다.

    비록 논의차원의 자료이지만,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재정적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적 이념으로 자주 형평 복지를 들 수 있고,개별 정책방향에 이들이 잘 반영돼 있다.

    이러한 이념추구는 국민들에게 감성적으로 호소력을 가질 수 있으나,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엄청난 비용(費用)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이런 비용을 치름으로써 얻는 것은 국민들의 감성적 자존심이나,잃는 것은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이다.

    요사이 국방정책 논란의 핵심은 자주국방이냐,혹은 의존국방이냐이다.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자주국방을 반대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자주국방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국방문제는 한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안이지만,한반도 평화질서는 국제질서 속의 한 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한국의 국방은 필연적으로 미국 일본 등 국가들에 외부효과를 발생하므로,한국의 국방비용은 혜택을 받는 미국 일본 등에도 부담해야 할 이론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국방정책에서 미국과의 공조체계는 비용분담차원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국방을 강조하면 그만큼 정부지출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형평(衡平) 복지를 위한 정부정책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형평을 앞세워 시장경제질서를 인정하지 않는,획일적인 정부주도의 정책으로 보육정책을 들 수 있다.

    보육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으므로,정부역할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정부정책의 기본방향은 보육시장에 영리법인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고,보육서비스 질을 획일적으로 높이는 정책수단으로 보육재정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감독과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민간의 보육산업이 발전하지 못해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는 형평의 이념으로 무시되고 말았다.

    시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보육수요도 정부에서 모두 부담하게 되니,그만큼 재정지출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보육정책의 기본방향은 저소득 계층에 대해 정부에서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되,일정수준 이상의 소득계층에 대해서는 시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보육재정확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보육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선 정부규제를 모두 철폐해야 한다.

    복지 폭을 확대하기 위해 근로소득지원제도라는 미국의 EITC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정부에 의존하지 말고,일한 만큼 정부가 보조해 주겠다는 제도로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 같은 노동 유인책(誘引策)이 없는 폐단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제도가 한국에 와서는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를 유지한 채,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의 확대라며 제도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행정비용이 전체 예산액의 30% 소요되는 비싼 제도를 저소득층의 소득파악에 대한 인프라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행할 경우,향후 많은 재정지출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근로소득지원제도는 국민기초생활보호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도입돼야 하며,일할 수 없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근로 유인에 의한 복지지출이 전제돼야 한다.

    참여정부의 자주 형평 복지라는 이념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고,재정적자도 감수해야 한다.

    중기재정운영계획에서는 현재의 정책기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이뤄졌으므로,차기정권이 정책기조를 바꿀 경우에는 재정구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은 5년의 수명을 가지지만,정책효과는 10년 이상 갈 수 있다.

    제도가 변화하면,경제주체들은 자신들에 이윤(利潤)이 높은 쪽으로 변화하게 되고 이를 다시 제자리로 옮기는데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향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중기재정구조는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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