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이곳 소비자들은 한 번 와서 평균 1만2000원을 쓰더군요.

한 끼 식사비가 1만원을 넘어가면 한계가 있다는 얘기죠."

석 달 전 구월동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스토'를 개업한 손정희(35),장선숙(35) 공동 대표는 문열기 전 5개월간 시장조사를 벌였다.

주 고객층을 20~30대 여성과 직장인으로 잡고 메뉴는 스파게티와 피자로 결정했다.

"이미 주위에 스파게티를 파는 양식집이 세 곳이나 있었고 한 곳은 문을 연지 여섯 달 만에 망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도 차별화만 이루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우선 주 메뉴 가격대를 인근 스파게티 체인점보다 1500~2000원 낮은 7000~1만원대로 정했다.

카레 돈가스 햄버그 스테이크 등 세트 메뉴도 다양화해 주변 직장인들을 공략했다.

5000~7000원이면 주 메뉴와 미니 샐러드,커피까지 제공했더니 단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매일 먹을 수 있도록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게 조리하며 김치필라프나 낙지고추장 스파게티 같은 한국적인 메뉴도 추가했다.

회식이나 파티를 위해 마련한 방에서는 낮시간 여성들의 계모임도 종종 열린다.

흡연석을 만든 것은 남성 직장인들에게 먹혀들었다.

실평수 85평에 인테리어와 주방시설에 4억원을 들였다.

인테리어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일본에 다녀오기도 했다.

패밀리레스토랑에 쓰이는 노출 천장을 도입하고 구역마다 다른 분위기의 등을 달았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피자 화덕만 2000만원에 이른다.

"이곳에 '터를 잡자'는 생각에 아예 분양을 받아 들어왔기 때문에 초기비용만 20억원이 들었어요."

사실 이 가게는 빌딩 안에 자리잡아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결정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대로변 가게는 분양가가 두 배로 비싸 원하는 음식값을 맞추기 힘들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입소문을 내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죠.전단지도 첫날 딱 하루 돌렸을 뿐인데 한 달에 30%씩 매출이 늘고 있어요.

이틀이 멀다하고 들르는 '왕단골'도 적지 않죠." 이들은 6개월만 이 추세로 가면 한 달 매출 목표인 9000만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김윤희 인턴기자 ekf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