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은 그동안 내수시장에 치중해왔던 모습과 달리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건설 화학 금융 등 그룹의 핵심사업들이 주로 내수형이지만,소재와 철강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동부의 이 같은 전략변화는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최근 "변화에 떠밀리거나 끌려가서는 안되며 변화의 선두에서 이를 주도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동부그룹 각 계열사들은 이에 따라 신상품 개발 및 신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부그룹 계열사 중 글로벌 시장 공략의 선두주자는 동부제강이다.

동부제강은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제품의 브랜드화'를 추진중이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컬러강판 분야에 있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차별화를 이루고,나아가 '월드 톱 브랜드(World Top Brand)'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동부제강은 그룹의 상징물인 '태양(SUN)'을 이용한 고유 브랜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오염에 강한 도료를 사용해 카본(carbon)의 오염성을 줄인 친환경 제품인 '썬클린(SUNCLEAN)' △국내 최초로 개발한 빌딩 외장용 불소수지 강판인 '썬두라(SUNDURA)' △강판 표면을 엠보싱 처리해 손 접촉이 많은 가전 및 가구에 많이 쓰이는 '썬보스(SUNBOS)' 등이 동부제강의 대표 브랜드들이다.

최근에는 전자선 경화도료를 적용한 특수 컬러강판 제품에 '스타코트(Star Coat)'란 이름을 붙였다.

전자 분야에서는 동부일렉트로닉스(옛 동부아남반도체)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세계 주요 반도체회사에 파운드리(수탁가공) 공급을 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도시바 NEC 등 기존 고객사에 이어 국내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들을 새 고객사로 잇따라 확보하고 있는 것.사업 초기 10여개에 불과했던 고객사는 현재 50개사로 늘었다.

또 꾸준한 고객사 확보를 위해 동부일렉트로닉스는 경쟁사보다 빨리 고객사의 주문에 대처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그동안 제품별로 서로 달랐던 공정 기술을 표준화시킬 수 있는 '백본(Back-Bone)' 공정을 모든 라인에 도입,고객사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이런 성과를 토대로 올해 수출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일본 대만 등의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60%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CMOS 이미지센서(CIS),디스플레이 구동칩(DDI),전력용 반도체 등 핵심제품 양산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