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055550]가 혼전 끝에 LG카드[032710]의 새 주인자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

영국계 스탠다드 차타드가 인수전에서 발을 뺀 뒤 전개된 하나금융-농협과 벌어진 3파전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드 1위 부상..성장동력 얻었다

주식시장에서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에 대해 분석하는 관점은 첫째가 신한지주가 LG카드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 여부고 다음은 과열 경쟁으로 예상보다 높아진 인수가의 '본전'을 얼마나 용이하게 뽑아낼 수 있을지 여부다.

첫째 문제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신용카드시장의 최선두권인 LG카드 인수를 통해 경쟁업체에 비해 카드사업 규모가 다소 뒤쳐졌던 신한지주가 확고한 시장 1위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LG카드 인수로 신한지주는 신용카드시장 점유율을 21.9%로 높여 국내 최대 신용카드부문을 보유하게 됐다"며 신한지주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애널리스트도 "LG카드를 인수함으로써 소매금융부문의 사업라인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익은 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평가에 힘입어 두 종목 모두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한지주는 장중 3%대 상승률로 4만7천원대를 돌파한 뒤 오전 10시15분 현재 1.64% 오른 4만6천450원을 기록하며 4일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고 이미 지난 주말부터 강한 상승탄력을 받았던 LG카드도 다시 한 번 초강세를 보이며 장중 6만원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 시간 현재 4.70% 오른 6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너지 효과 기대감에 근거해 LG카드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증권 유 센터장은 "LG카드 소액주주들은 지분의 85%를 공개매수가인 6만8천500원에 매각하고 나머지 15%를 프리미엄이 사라진 가격 (주가순자산기준 1.8배~2.5배)에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13.2%~17.8%의 수익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고 대우증권 구 애널리스트는 최대 상승 가능치를 6만5천원선으로 내다봤다.

인수가 적정여부는 '갑론을박'중

하지만 두 번째 문제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추정되는 인수효과를 감안할 때 인수 비용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견해와 비싸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삼성증권 유 센터장은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시 ▲LG카드의 자금조달비용 인하 ▲교차판매 증가 ▲정보기술(IT)비용 절감 ▲LG카드 고객계좌의 신한은행 유치 등을 통해 발생할 시너지효과가 5조8천억원대에 이르는 반면, 영업권 상각부담은 4조6천억원선으로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또 영업권 상각분을 빼도 신한지주의 주당순익(EPS)은 2007년 당초 예상보다 7.9%, 2008년과 2009년에는 10.9%씩 높아지고 ROE 역시 향후 3년간 2∼4%포인트씩 높아질 것이라는 추산도 내놨다.

한 마디로 '남는 장사'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한누리투자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LG카드의 기업가치를 6조2천541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신한지주의 주당 제시가격(6만8천원선)을 토대로 한 인수추정가 7조2천464억원은 비싼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주당 제안가격도 시장예상치(6만∼6만5천원)을 웃돌았으며 신한지주가 이를 회수하는 데 14년이 걸릴 전망"이라며 국민은행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 인수에서 빠진 채권단이 실속을 챙길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