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남부인 경기 용인 흥덕지구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덕지구는 용인시 영덕동 일대 64만6000평 규모로 다음달부터 2008년 초까지 총 9000여가구가 단계적으로 분양되는 대단지다.

이곳은 서울 강남권에서 자동차로 20분밖에 안 걸리는 데다 2008년 개통되는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가 관통할 계획이어서 '포스트 판교' 유망지역 중에서 '0순위'로 꼽히고 있다.

특히 흥덕지구는 특이하게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평형의 분양가가 판교(평당 1800만원 선)의 절반 수준인 평당 900만원 선에 불과한 곳이어서 판교 2차 청약 탈락자를 포함,큰 평수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대체 투자대상으로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양가는 판교의 절반

16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중순께 흥덕지구에서 제일 먼저 분양에 나서는 경남기업의 분양가는 43~59평형의 중·대형인 데도 평당 908만원으로 판교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올 11월부터 이곳에서 분양될 예정인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원가연동제 적용으로 평당 930만~94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싼 가격이다.

이 같은 기현상이 빚어진 것은 지난해 택지공급이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토지공사는 작년 6월 흥덕지구 아파트용지를 공급하면서 '채권·분양가 병행입찰제' 방식을 처음 적용했다.

이는 토지매입 채권액은 높게 쓰고 분양가는 낮게 제시하는 건설사에 택지를 판매하는 제도다.

당시 경남기업은 중·대형 주택택지를 입찰하는 과정에서 평당 908만원의 확정 분양가를 제시했다.

병행입찰제는 흥덕지구 중·대형 용지에 적용된 이후 곧바로 폐지됐기 때문에 경남기업 같은 사례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다만 흥덕지구의 분양가 규제로 건설사들이 추가 비용을 받을 수 있는 각종 옵션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사전에 꼭 필요한 옵션인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분양가 규제로 아파트 품질이 다소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입지도 판교에 버금가

흥덕지구는 북쪽으로는 광교테크노밸리(341만평),남쪽으로는 수원 영통지구에 사실상 맞닿아 있는 요지에 있다.

화성 동탄신도시와 함께 디지털 시범도시(U-시티)로 조성된다.

특히 2008년 개통될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 또는 정자~수원 간 신분당선 연장선을 이용할 수 있어 강남권과도 멀지 않다.

지구 내 녹지율 29.9%에 인구밀도 133명(㏊당)으로 저밀도 친환경단지로 꾸며진다.

토공 관계자는 "흥덕지구는 광교테크노밸리와 함께 판교신도시 뒤를 이을 만한 유망택지로 꼽을 수 있다"면서 "입지가 워낙 좋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9000여가구 순차 분양

이곳에서는 다음달 중순 경남기업이 맨먼저 2개 블록에서 43~59평형 925가구를 분양하며,올 11월과 12월에는 경기지방공사와 용인지방공사(시공사는 우미건설)가 34평형(전용 25.7평) 총 992가구를 공급한다.

용인지방공사는 자체 브랜드(이던하우스)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신동아건설과 우남건설은 내년 초 각각 40~50평형 임대주택 820가구와 50평형 이상 타운하우스 2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 2007년 5월부터 동원종합건설 한국주택건설(시공사는 한국종건) 현대건설 등이 34평형을,2008년 초에는 주공이 25평형 임대아파트를 잇따라 공급할 계획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로 분양시기가 다소 늦춰지고 있지만 예비청약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