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둔 만큼 더 이상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엔 현대건설 인수전 준비와 함께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상선은 세계 해운시장의 조정 국면을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선대 확충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68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인도 받아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2척을 추가로 인도받을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이 항로에 5551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왔지만 향후 도래할 시장 호황기에 대비,지금과 같은 조정기에 선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6,7월 잇따라 투입한 6800TEU급 컨테이너선은 길이 294.11m,폭 40m,깊이 20.17m로 축구장 면적의 약 3배에 가깝다.

시속 26.6노트(49.26km)로 운항할 수 있어 운항 시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또 2007년과 2008년에도 47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2008년에는 8600TEU급 컨테이너선 4척도 인도 받아 아시아∼미주 항로에 투입키로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계획대로 선박을 인도 받게 된면 4700TEU급에서 8600TEU급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최첨단 컨테이너선을 확보하게 된다"며 "지난해까지는 초대형 유조선을 매입하거나 발주해 벌크선 부문 경쟁력 제고에 주력했지만 향후 2년간은 컨테이너 선대를 확충해 종합해운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4월 출시한 루젠(LUXEN)을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전략 상품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루젠은 그동안 고속용과 MRL(Machine-Room-Less elevators: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용에만 적용돼 온 고급형 기어리스 권상기를 업계 최초로 중저속용 엘리베이터에 적용한 제품으로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경제성,친환경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루젠 출시 후 한달 반 동안 200여대를 수주,가장 수요가 많은 중속엘리베이터 부문(분당 90~105m)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기어리스 엘리베이터가 기어드 엘리베이터를 근소하게 앞서며 시장 공략 포인트를 전환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로부터 루젠 31대를 처음으로 수주하며 해외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고 동남아시아와 중동 및 인도 시장에서 관련 수요가 꾸준이 늘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루젠을 해외 시장 공략의 대표 주자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조선 호황에 따른 선박용 엘리베이터의 수주 확대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 확대를 위한 해외 공장 증설 계획에 맞춰 다양한 물류자동화설비의 해외 동반 진출을 모색키로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