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가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연간 평균 8억7000만원을 벌어 5억원은 신고하지 않고 숨겨온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이들은 탈루 소득으로 한 해 수십 차례씩 해외여행을 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이 지난 3월 착수한 '고소득 자영업자 2차 탈세 혐의자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형 자영업자 319명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2년 동안 5516억원을 벌어 2331억원만 신고하고 3185억원은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평균 8억7000만원을 벌어들여 3억7000만원만 신고하고 5억원은 감춘 셈이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사람은 스포츠센터 골프연습장 웨딩홀 스파·사우나 부동산업 고급음식점 대형숙박업소 고시전문학원 등을 운영하는 고소득 자영업자다.

국세청은 이들에게 모두 1065억원을 추징했다.

오대식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 대상자 상당수는 탈루 소득으로 호화 해외관광을 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통해 재산을 증식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지능적 탈세의 경우 추징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날 대형약국 등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 362명을 대상으로 3차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