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시장이 점점 더 달아 오르고 있다.

이제 미술시장은 단지 호황이라는 수식어보다는 구체적인 지수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2006년 상반기 미술시장 거래액이 2005년 같은 기간보다 48.2%나 증가했다고 아트 프라이스가 발표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 10년 동안 4배나 성장했으니 경이로운 실적이다.

지난 1년간 미술품 가격은 평균 16.5%나 상승했다.

이 같은 미술시장의 성장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것은 미술계에 몰려드는 기업들의 움직임이다.

미술시장이 세계화되면서 아트펀트나 아트뱅킹 같은 회사가 속속 생겨났다.

풍부한 자금이 모여들어 미술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일반 기업들이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미술품을 컬렉팅하거나 아트재테크에 뛰어 든 것도 도움이 됐다.

또한 미술품이 감상과 장식 효과만을 지닌 소장품이 아니라 까다롭지만 확실한 투자 방편으로 각광받으면서 아트재테크 컨설턴트 회사들이 생겨난 것도 호재다.

아트 탁틱(Art Tactic) 같은 회사는 미술시장을 세분화하고 구체적인 시장체계를 구축해 미술품 투자가 용이하도록 돕고 있다.

미술품 시장의 성황이 경매시장의 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즈 등의 옥션회사들이 미디어 플레이를 하면서 미술품에 대한 친근감을 유도했다는 의견이다.

세인들의 관심을 끌며 치러지는 경매가 미술컬렉션을 일반 대중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게 했다는 점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컨템포러리 아트의 팽창도 세계 미술품 시장의 팽창을 주도 하는 형국이다.

컨템포러리 아트는 올해 가격 상승률이 작년의 12.5%를 훨씬 웃도는 19.9%를 보였다.

한국 미술품 시장에서도 활기를 띠고 있으며 원로작가의 작품가격이 급상승세를 타는 경우도 있다.

우리에게는 물방울 작가로 친근한 김창렬의 작품도 그 중 하나다.

1970년부터 파리에 정착,물방울 모티브로 동양적 사유의 깊이를 보여주는 김창렬의 작품은 1974년에 열린 전시회에서 프랑스 대표적 지식인 알랭 보스케가 그의 작품을 위해 시를 지었을 정도로 그 감수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 이후로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활발한 전시를 펼친 김창렬의 작품가격이 2004년부터 급격하게 올랐다.

작년 경매에서도 100%의 낙찰률을 보이며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알랭 보스케의 시처럼 영롱히 맺혀 있는 물방울은 뜨거운 햇살에 오후가 되면 사라진다.

그러나 김창렬의 물방울은 황금 캔버스 위에 영원이 빛나며 당신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표화랑 표미선 대표 pyogallery@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