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거래세 인하를 추진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때 아닌 한파를 맞고 있다.

여름철이라는 계절적 비수기에 거래세 인하까지 추진되면서 일부러 잔금을 연체하면서까지 버티기를 하는 주택 매수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주요 4개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34조9095억원으로 7월말 대비 408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월 한 달 증가액인 1조3234억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금융감독원이 6월 중순 이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데다 주택시장의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7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계절적인 비수기를 맞고 있는 데다 정부가 주택거래세 인하를 추진하면서 대기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규 분양의 경우 거래세 인하분만 해도 수천만원이 될 수 있어 잔금을 연체하더라도 일단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택대출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개인 간 거래의 경우 현행 거래세 2.5%를 2%로,개인과 법인 간 거래세는 4%에서 2%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