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변비약 · 우유 함께 먹으면 위경련 생길수도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병원에서 처방받은 기관지 확장제를 먹고 손발이 떨리는 부작용을 경험했다.

놀란 가슴을 안고 다음날 병원에 찾아간 김씨는 의사로부터 '커피와 함께 약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기관지 확장제는 중추 신경계를 흥분시키는데 커피에 든 카페인 성분이 흥분을 더욱 강화시켜 부작용이 생긴 것.

김씨의 사례에서 보듯 약을 먹을 때 함께 마시면 궁합이 맞지 않는 음료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약과 기호식품은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전에 양자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유와 변비약 함께 먹으면 위경련 생길 수도

우유는 약을 먹을 때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로 꼽힌다.

우유는 약을 먹을 때 해가 될 수도 있고 득이 될 수도 있다.

항생제 가운데 테트라사이클린계 약물은 우유와 함께 마시면 흡수율이 떨어진다.

우유에 들어 있는 칼슘 성분이 항생제를 물에 녹지 않는 침전 형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또 변비약을 우유와 같이 복용하면 약이 대장에 도착하기 전에 위에서 녹아 복통이나 위경련이 생길 수 있다.

이들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우유를 먹을 때는 두 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마셔야 한다.

반면 우유는 약의 위장 자극을 덜어 주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우유와 함께 먹는 것이 좋은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녹차도 물과 비슷해 보여 약을 복용할 때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녹차에서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이라는 성분은 소화효소제 비타민제 강심제 따위의 약 흡수를 방해한다.

이들 약을 복용할 때는 녹차 섭취와 2~3시간가량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천식 환자들이 기관지 확장제를 커피 등 카페인 음료와 함께 마시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발이 떨릴 수 있다.

술과 아스피린 함께 먹으면 위장 출혈 가능성 높아


최근 자몽이 인기를 끌면서 자몽 주스와 함께 약을 먹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자몽 주스는 장의 약물 대사 효소를 억제해 고지혈증약 무좀약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약물의 농도를 필요 이상 높게 만들므로 이들 약을 복용할 때는 함께 마시지 않아야 한다.

감귤 주스나 오렌지 주스는 자몽 주스와 같은 작용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술은 약과 함께는 물론 약 복용 기간 동안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각의 약은 간에 부담을 주는데 술이 이런 부담을 가중시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면제 안정제 우울증약 감기약 등을 복용하면서 술을 마시면 약의 진정 효과가 지나치게 강해져 부작용이 생긴다.

술과 아스피린 등 소염 진통제를 같이 먹으면 위장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알코올은 포도당 합성을 억제하므로 술과 함께 당뇨병 약을 복용하면 저혈당에 빠질 우려가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도움말=손기호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