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소변 갑자기 마렵고 참을 수 없다면 과민성 방광 의심을
주부 김모씨(42)는 처녀 때도 남들보다 화장실에 자주 가기는 했지만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고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1,2년 후 증상이 더 심해지면서 한 시간에 두세 번,하루에 20번도 넘게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려야 했다.

특히 여행 때는 휴게실은 물론이고 화장실만 보이면 들러야 해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녹초가 되곤 했다.

진단 결과 전형적인 과민성 방광 환자였다.

약물 치료와 배뇨 훈련을 통해 최근 증상이 호전됐다.

과민성 방광은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이를 참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거나(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거나(야간 빈뇨)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해 소변이 새어 나오는(절박성 요실금) 증상이 동반된다.

즉 과민성 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해 방광이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최근 한국화이자제약이 30대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4%가 과민성 방광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16.5%)과 50대 이상 성인(20%)에서 증상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증상 보유자 중 치료받고 있는 경우는 30%에 불과했고 이 중 55.3%는 증상이 악화된 후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배뇨장애 및 요실금학회가 40대 이상 남녀 200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빈뇨 17.4%,절박뇨 19.1%,절박성 요실금 8.2%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증상을 하나라도 갖고 있는 경우는 무려 30.5%에 달했다.

[건강한 인생] 소변 갑자기 마렵고 참을 수 없다면 과민성 방광 의심을
◆복압성 요실금과는 달라
=사람의 방광은 신축성이 있어 어느 정도 늘어나도 압력이 높아지지 않으며 소변을 보려 하지 않으면 수축하지 않는다.

정상인은 방광 내에 소변이 400~500㎖까지 차도 불편함 없이 소변을 참을 수 있는 것은 방광과 신경의 조화가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방광의 저장 기능은 자율신경계 중 교감 신경의 자극으로 이루어지며 대뇌는 방광의 수축을 억제한다.

따라서 신경계의 질환이 있으면 과민성 방광이 발생하며 노화나 전립선 비대증과 같은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인들은 과민성 방광을 기침이나 웃을 때,무거운 것을 들 때 소변이 흘러나오는 복압성 요실금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의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과민성 방광과는 다른 것이다.

◆사회생활에 지장 초래=과민성 방광은 요실금에 따른 위생 문제와 심한 불편 때문에 대인관계 등 사회적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다.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가기 때문에 일상적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어디에 가더라도 화장실의 위치부터 먼저 알아 놓으며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곳에는 잘 가지 않게 된다.

더구나 음식물이나 음료수 섭취도 극도로 제한받게 되어 먹고 싶은 것을 맘대로 먹을 수 없으며 깊은 잠도 자지 못하는 등 그 불편함을 헤아릴 수 없다.

결국 패드나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하는 심각한 사태에 이르게 된다.

과민성 방광 환자는 요실금을 악화시키는 만성적인 기침을 예방하기 위하여 금연해야 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사이다나 콜라 등 탄산 음료,술 등을 피해야 한다.

◆정상인보다 우울증 3배 높아=치료법에는 우선적으로 소변 참기(방광 훈련)가 있다.

일정 시간마다 소변을 보도록 방광을 연습시키는 것으로 처음 한 시간 간격으로 시작해 일주일마다 30분씩 배뇨 간격을 늘려 최종적으로 네 시간마다 소변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중간에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고 취침 전과 아침에 일어난 후에는 반드시 화장실에 간다.

부교감 신경의 작용을 억제해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약물이 방광 이외의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입안이 마르거나 시력 저하,변비 등이 문제가 되는데 최근 개발된 약물은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약물은 최소한 2,3개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물 사용시 녹내장 환자나 소변 배출이 잘 안 되는 배뇨 장애 환자는 약물 사용 후 병이 악화될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수술에는 방광 주위의 신경을 단절시키거나 전기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전문의들은 "과민성 방광 환자는 정상인보다 우울증의 빈도가 3배 정도 높다"며 "철저한 검사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


< 과민성방광 자가진단표 >

-하루에 8번이상 소변을 본다.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위해 2회 이상 일어난다.
-소변이 마려우면 자제할 수 없고 때로 소변을 흘린다.
-외출시 화장실 찾는 것이 걱정되어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꺼린다.
-낯선장소에가면 먼저 화장실의 위치를 찾는다.
-근처에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곳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자주 갑작스럽게 요의를 느낀다.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려 일에 방해가 된다.
-소변이 흘어 옷이 젖는 것을 대비해 패드를 사용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이 되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