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5호가 22일 하와이 남단 태평양 적도 공해상에서 성공리에 쏘아올려짐에 따라 우리나라는 아시아 위성통신 시대와 군사통신시대를 동시에 열게 됐다.

무궁화5호가 기존의 무궁화1~3호와 달리 처음으로 군사용 위성통신 중계기를 탑재한 데다 대만 일본 중국 필리핀까지 위성TV 등을 서비스할 수 있는 민간용 중계기를 실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무궁화위성은 3호까지 발사됐지만 일본과 중국 대만 필리핀을 서비스 대상지역으로 한 위성은 없었다.

수명이 다한 무궁화2호를 대체하기 위해 제작된 무궁화5호 발사체는 발사 후 1시간52분여 만에 1~3단계 로켓이 모두 정상 분리됐으며 지구상공 3만6000km의 정지궤도를 향해 순항 중이다.

위성발사 주체인 국방부와 KT는 "10일 뒤면 위성이 천이궤도와 중간궤도를 모두 벗어나 정지궤도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명이 15년인 무궁화5호의 서비스지역은 북쪽으로 북한,남쪽으로 필리핀,서쪽으로 뱅골만,동쪽으로 날짜변경선까지 광범위하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이 사실상 서비스 대상지역이 돼 이곳에 사는 교포들은 위성TV를 통해 한국에서 송출되는 각종 위성방송 드라마와 쇼를 즐길 수 있다.

위성발사 비용의 54%를 맡은 KT는 무궁화5호 위성을 통해 해외위성인터넷 서비스와 국제전용회선 공급,뉴스 오락 드라마송출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 같은 서비스를 위해 KT는 무궁화5호에 통신용 중계기 24개를 실었다.

KT는 서울에 위성인터넷 허브를 구축한 뒤 중국 필리핀 등 현지 한국기업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또 국내 본사와 중국 대만 필리핀 진출 기업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국제전용회선을 빌려쓸 수도 있다.

지상파 방송사 등과 공동으로 국내 뉴스와 오락 드라마 등을 위성을 통해 직접 송출하는 콘텐츠 송출사업도 준비 중이다.

대만 중국 일본 필리핀에 여행가서도 한국방송을 위성TV로 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악지역에서 통신장비를 펴놓고 위성전송(위성이동중계)도 가능하다.

군용 측면에서 무궁화5호는 육·해·공에서 위성유도가 가능해져 각종 전략무기의 공격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해준다.

또 지상군과 해군 공군이 기상장애 없이 위성통신을 사용함으로써 전천후 작전수행이 가능해졌다.

한마디로 군작전의 기동성과 광역성이 최대화돼 군이 보유한 모든 무기 및 정보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산악지대에서도 통신 제한이 사라진다.

위성을 이용한 위치추적 등도 가능하다.

무궁화5호 위성의 비용은 KT가 54%,국방부가 46%를 맡았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