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5호 위성이 22일 낮 12시27분(한국시간) 하와이 남단 적도 부근 공해상(서경 154도)에서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짐으로써 우리나라도 군사위성 보유국 대열에 들어섰다.

무궁화 5호 위성은 민용과 군용 비율이 6 대 4이지만 군용 장비를 따로 탑재했고 국방부가 발사비용의 40%가량을 맡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군사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카운트다운 완료와 동시에 해상발사대를 떠난 무궁화 5호 위성은 발사 후 1시간52분여 만에 1~3단계 로켓이 모두 정상 분리됐으며 지구상공 3만6000km의 정지궤도를 향해 순항 중이다.

위성발사 주체인 국방부와 KT는 "10일 뒤면 위성이 천이궤도와 중간궤도를 모두 벗어나 정지궤도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1년여간 각종 시험을 한 뒤 2007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수명이 15년인 무궁화 5호 위성은 한반도 전역에 걸친 군용 통신과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까지 커버하는 민간 통신 서비스 임무를 수행한다.

군용 측면에서 무궁화 5호는 육·해·공에서 위성 유도가 가능해져 각종 전략무기의 공격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해준다.

또 지상군과 해군,공군이 기상 장애 없이 위성통신을 사용함으로써 전천후 작전 수행이 가능해졌다.

한마디로 군 작전의 기동성과 광역성이 최대화해 군이 보유한 모든 무기 및 정보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역할은 군용으로 실린 12개조의 위성중계기가 담당한다.

민용 면에서 무궁화 5호는 통신위성으로서 수명을 다해가는 무궁화 2호를 대체하는 역할을 맡는다.

커버 지역은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까지로 넓어졌다.

서쪽으로는 뱅골만까지,동쪽으로는 날짜변경선 부근까지 통신 지원이 가능하다.

이는 지상 통신단말기로 이들 지역에서 우리 위성으로 국제 로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KT는 통신 용량과 주파수 출력이 무궁화 2호보다 커 현재보다 저렴한 각종 위성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악 등 현장에서 위성을 통해 직접 영상과 음향을 전송할 수 있고(위성이동중계) 민간 기업들이 지상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직접 위성을 연결하는 전용 통신망 구축(위성전용망 고속회선)도 가능해진다.

또 위성을 통해 중국 대만 필리핀 현지 기업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국제전화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위성중계기를 통해 해외 교포들에게 드라마 뉴스 오락 프로그램을 전송할 수도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