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아이브로 등 메이크업 제품과 제모 용품을 구입하는 남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맨슈머(mansumer) 화장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맨슈머'는 남성을 뜻하는 '맨(ma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에 적극적이고 취향이 확실한 남성 소비자를 일컫는다.

지난 7월 말 현재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화장품 거래량에서 남성 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지난해보다 1% 정도밖에 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내용을 보면 다르다.

얼마 전까지 남성용 화장품은 스킨,로션,염색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렇지만 남성들이 외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메이크업 제품이나 클렌징,제모 제품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한 것.

최근 옥션에서 판매된 제모 관련 제품을 보면 면도 용품을 제외한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73%가량 늘었다.

턱 이외에 겨드랑이 다리 부분을 제모하려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여성들의 제모 관련 제품 구매는 지난해보다 33% 정도 증가했을 뿐이다.

옥션에서 남성들의 클렌징 제품 거래 규모도 지난해에 비해 85%가량 많아졌다.

자외선 차단제나 남성용 컬러 로션을 바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클렌징 제품 소비량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중 옥션에서 거래된 자외선 차단제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여성용이 6% 증가한 데 비해 남성용은 23%나 늘어났다.

현재 옥션에서는 로션과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이 합쳐진 LG생활건강 이지업 포맨 컬러 로션 100㎖들이를 77%가량 저렴한 4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 뷰티 쇼핑몰 스킨알엑스는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제품 카테고리를 아예 따로 만들었다.

남성용 파운데이션을 비롯 투명 마스카라,컨실러,아이 브로 등을 판매한다.

이 곳 MD 백미선 팀장은 "남성들이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에서 화장품 사기를 꺼려해 온라인 화장품 시장이 더 활성화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매니큐어를 바르는 남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DHC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일본에서만 나가던 남성용 매니큐어가 최근 한국에서도 서서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용 매니큐어는 여성용처럼 컬러풀하지는 않지만 손톱을 윤기 있게 보이도록 해 접대 기회가 많은 영업 사원들이 주로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