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가을을 타자‥金美熙 < 싸이더스FNH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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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美熙 < 싸이더스FNH 대표 greenpapaya2000@hanmail.net >
가을 태생인 나는 유난히 가을을 탄다.
찬바람이 불 때부터 낙엽들이 화려함을 자랑할 때까지가 고비다.
그때는 일에 대한 집중력이나 의욕이나 열정이 무채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이 시즌엔 가능한 여행을 하거나 시간을 부러 내서 책을 보거나 만화책을 즐겨 읽거나 내가 보지 못했던 영화나 미니시리즈를 산더미처럼 침대 밑에 쟁여 놓고 며칠을 틀어박혀 있다.
아침 저녁의 찬바람 때문에 지금 난 고비에 서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 찬바람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회사 합병 후 정신없이 개봉되는 영화 때문에 영화의 흥행에 상관없이 미친듯이 시간을 쪼개야 하는 1년을 보냈기 때문이다.
나를 돌아볼 일초도 없이 틀린 길인지,맞는 길인지도 정리하지 못하고 '직빵'으로 달려왔다.
블록버스터 영화든 소품 영화든 상관없이,작가 영화든 상업 영화든 상관없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막의 모래같다.
더욱이 흥행에 실패하면 스트레스는 더 심하다.
영화인 중,특히 마케터 중에 탈모 증세나 장염(腸炎)에 안걸린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력이 난 나는 나름대로 풀어가는 방식을 터득했지만 올해는 그 방식조차 사치일 정도로 달려왔다.
깨달음은 언제나 '문득'이다.
문득 아침의 서늘한 바람 때문에 난 또 가을을 탄다.
고마운 것은 예전과 달리 나른함과 무기력함이 아니라 나를 정리하는 가을이라는 점이다. 오랜만에 내 주변을 바라본다. 불혹(不惑)의 나이 때문일까? 다르다.
젊을 때의 내 주변인들은 원망스러운 점이 더 많았다.
저 사람은 이래서 안 좋고,이 사람은 저래서 나쁘고,그 사람은 그래서 무능하고…. 지금은 좋은 점만 보인다.
저 사람은 이래서 좋고,이 사람은 저래서 능력 있고,그 사람은 그래서 감사하고….
그 중에 제일은 칠순 넘은 우리 엄마다.
'혈의 누'로 작품상을 수상할 때의 소감 중에 "40년 넘게 아침밥을 해주시는 저희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는 진심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GOD의 '어머니께'다.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눈이 벌개진다. 난 효녀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4년에 3일 정도의 휴가밖에 못 내는 형편없는 자식이다.
그런데 난 나의 모친이 내 곁에 있는 게 정말 감사하다. 모친은 내가 괴롭고 서러울 때 우산이 되고 힘이 되어 주고 기쁨이 되고 위로를 준다.
윤복희의 '여러분'의 노래와 같다.
내 곁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정말 감사할 일이다.
지금의 내가 성숙할 수 있었던 것,그것은 내 곁에 그런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극악한 살인자라 할지라도 내게 손을 내밀어 줄 사람,당신 곁에도 있는가? 공식적인 회개의 계절 12월보다는 이 가을,내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는지… 가을을 타자.
가을 태생인 나는 유난히 가을을 탄다.
찬바람이 불 때부터 낙엽들이 화려함을 자랑할 때까지가 고비다.
그때는 일에 대한 집중력이나 의욕이나 열정이 무채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이 시즌엔 가능한 여행을 하거나 시간을 부러 내서 책을 보거나 만화책을 즐겨 읽거나 내가 보지 못했던 영화나 미니시리즈를 산더미처럼 침대 밑에 쟁여 놓고 며칠을 틀어박혀 있다.
아침 저녁의 찬바람 때문에 지금 난 고비에 서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 찬바람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회사 합병 후 정신없이 개봉되는 영화 때문에 영화의 흥행에 상관없이 미친듯이 시간을 쪼개야 하는 1년을 보냈기 때문이다.
나를 돌아볼 일초도 없이 틀린 길인지,맞는 길인지도 정리하지 못하고 '직빵'으로 달려왔다.
블록버스터 영화든 소품 영화든 상관없이,작가 영화든 상업 영화든 상관없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막의 모래같다.
더욱이 흥행에 실패하면 스트레스는 더 심하다.
영화인 중,특히 마케터 중에 탈모 증세나 장염(腸炎)에 안걸린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력이 난 나는 나름대로 풀어가는 방식을 터득했지만 올해는 그 방식조차 사치일 정도로 달려왔다.
깨달음은 언제나 '문득'이다.
문득 아침의 서늘한 바람 때문에 난 또 가을을 탄다.
고마운 것은 예전과 달리 나른함과 무기력함이 아니라 나를 정리하는 가을이라는 점이다. 오랜만에 내 주변을 바라본다. 불혹(不惑)의 나이 때문일까? 다르다.
젊을 때의 내 주변인들은 원망스러운 점이 더 많았다.
저 사람은 이래서 안 좋고,이 사람은 저래서 나쁘고,그 사람은 그래서 무능하고…. 지금은 좋은 점만 보인다.
저 사람은 이래서 좋고,이 사람은 저래서 능력 있고,그 사람은 그래서 감사하고….
그 중에 제일은 칠순 넘은 우리 엄마다.
'혈의 누'로 작품상을 수상할 때의 소감 중에 "40년 넘게 아침밥을 해주시는 저희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는 진심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GOD의 '어머니께'다.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눈이 벌개진다. 난 효녀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4년에 3일 정도의 휴가밖에 못 내는 형편없는 자식이다.
그런데 난 나의 모친이 내 곁에 있는 게 정말 감사하다. 모친은 내가 괴롭고 서러울 때 우산이 되고 힘이 되어 주고 기쁨이 되고 위로를 준다.
윤복희의 '여러분'의 노래와 같다.
내 곁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정말 감사할 일이다.
지금의 내가 성숙할 수 있었던 것,그것은 내 곁에 그런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극악한 살인자라 할지라도 내게 손을 내밀어 줄 사람,당신 곁에도 있는가? 공식적인 회개의 계절 12월보다는 이 가을,내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는지… 가을을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