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의 틀 안에서 수월성(秀越性)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과 이에 반대하는 교육인적자원부 간 갈등이 국제중학교 인가문제를 계기로 또다시 첨예화되고 있다.

공 교육감은 23일 "다음 달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열리면 영훈국제중학교 설립 승인건을 상정,올해 영훈국제중이 신입생을 모집하고 내년 3월에는 개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중 학생 선발방식과 관련, "초등학교 교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서울 출신 학생 중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토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중학교의 교과수업이 상당부분 외국어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어에 소질 있는 학생이 주로 추천대상이 될 전망이다.

공 교육감은 "역시 국제중 설립신청을 한 대원학원의 경우 건물 확보 문제 때문에 내년에 개교하기는 힘들고 대원국제중은 2008년 3월께 문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4기 서울시 교육위원은 전체 15명 가운데 7명이 전교조측 인사였으나 지난 7월31일 선거를 치른 제5기 교육위의 전교조측 당선자는 2명뿐이어서 국제중학교 인가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그러나 외국어고 등 일부 특수목적고로 인해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에서부터 입시 열풍이 심각해진다고 판단,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인재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장은 "국제중 설립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교육부의 입장을 꾸준히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인가를 강행할 경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특성화 학교를 시·도 교육감이 신설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 인가 전 교육부 장관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사전협의제'를 법제화하겠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교육감의 인가자율권을 간섭하겠다는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